고 김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물을 닦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대법원이 7일 김용균씨 사망사고 관련 판결에서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당시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확정하자 노동계는 ‘위험의 외주화’를 조장하는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씨 사망을 계기로 도입된 중대재해처벌법의 정당성을 보여준 판결이라며 정부가 중대재해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선고 뒤 성명을 내어 “원청의 책임을 묻지 않음으로써 위험의 외주화라는 갑질이 산업현장에 만연하는 불평등 산업구조 형성을 법원이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판결”이라며 “이날 대법원의 선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처벌의 한계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정당성, 엄정한 법 집행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현실에 눈감고 50인(건설업은 50억원) 미만 사업장의 적용유예 연장을 앞세워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를 강행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노총도 “원청의 고용관계를 형식적이고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 판결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전과 후에 따라 유죄와 무죄를 가른 기계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통해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온전한 시행만이 김용균씨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국회가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논의를 즉각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도 성명을 내어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시계를 거꾸로 돌려 ‘위험의 외주화’를 다시 가중하라는 신호를 주는 꼴”이라며 “고용관계나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으려면 중대재해처벌법은 더욱 강화돼야 하고, 노조법 2조와 3조 역시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현장 노동자들은 수차례 사용자 측에 위험요인 개선을 요구해왔으나 묵살됐다. 발전소 사업장의 시설과 설비가 원청사 소유이기 때문에 하청업체의 의지만으로는 개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며 “그런데도 원청사가 무죄라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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