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부와 함께 걷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지에서 정민영 방송통신심의위원의 해촉안을 재가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국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정민영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변호사)의 해촉안을 재가했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이날 오전 야권 추천 정 위원에 대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고발 사건에 대해 ‘징계와 과태료 부과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그 직후 인사혁신처가 해촉안을 올렸고, 그 직후 윤 대통령은 국외 순방 중 곧바로 재가한 것이다. 위원장 호선 문제로 여야 추천 위원들이 팽팽히 맞서온 방심위는 정 위원 해촉으로 여야 구도 4대 3으로 여권 추천 위원이 더 많아진 이날 오후 류희림 위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권익위는 이날 오전 “(정 위원이) 자신의 직무 관련자가 사적 이해관계자인 것을 알면서도 신고·회피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관련 제재 조치를 결정하는 심의·의결 회의에 참여했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말 보수 언론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과 손석희 전 제이티비시(JTBC) 대표이사의 동승자 의혹 논란 보도 등과 관련한 소송에서 문화방송(MBC) 쪽을 대리했음에도 문화방송과 관련한 심의에 수십차례 참여했다”며 정 위원을 고발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은 “그동안 문화방송 소송 대리 중인 안건이 올라오면 대리 사실을 밝히며 심의를 회피했고, 다른 위원들과 사무처도 이에 동의했는데 이제 와서 나를 해촉한 것을 수긍할 수 없다”며 “이와 관련한 모든 기록은 회의록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또 “문화방송 고문변호사가 아니기에 개별 소송과 무관한 안건 심의에는 참여했던 것”이라며 “다만 새로 개정된 방심위 이해충돌 방지 규칙에 맞춰 서면 신고를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을 해촉하고 하루 만에 류희림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를 방심위원으로 위촉해 방심위 여야 구도는 3대 6에서 4대 4로 바뀌었으며, 이날 정 위원 해촉으로 4대 3으로 뒤집어졌다. 이날 오후 류희림 위원을 방심위원장으로 선출한 방심위 임시 전체회의는 애초 오는 11일로 잡혀 있었으나, 야권 방심위원들과 협의 없이 사흘 앞당겨졌다. 방심위 여권 추천 위원들은 오는 12일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보도와 이를 인용한 문화방송 보도 등을 긴급 심의하기로 지난 5일 결정했다.
안영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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