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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번에는 ‘배종찬의 시사본부’ PD 직무배제…폐지 수순?

등록 2023-12-13 16:21수정 2023-12-13 16:27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
“출연진 교체 지시 거부했다고”

한국방송(KBS)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배종찬의 시사본부’ 실무 제작진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조처를 내려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회사 쪽의 일방적인 출연진 교체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것이 이번 직무배제 처분의 배경이 됐다는 것이 노조 쪽 주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는 13일 성명에서 “강아무개 라디오 제작부장이 어제(12일) 오전 김아무개 라디오센터장의 지시를 받고 ‘배종찬의 시사본부’ 담당 피디를 직무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이 공정언론국민연대의 모니터 보고를 바탕으로 배종찬의 시사본부 주요 게스트들이 편향적이라며 하차시키라고 지시했지만, 담당 피디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직무배제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담당 피디가 직무배제 되면서 해당 프로그램을 함께 제작해온 주요 작가진도 하차를 결정했고, 담당 피디 대타로 기용하려던 피디마저 제작을 거부하자 당장 오늘 방송부터는 강아무개 부장이 해당 프로그램 제작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실상 배종찬의 시사본부는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방송에서는 지난달 13일 박민 사장 취임 전후 ‘더 라이브’와 ‘최강시사’, ‘주진우 라이브’ 등 주요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예고없이 하차하거나 프로그램 자체가 폐지되는 일이 거듭 벌어졌다. 이에 한국방송본부 등 언론단체는 일방적인 진행자 하차 통보나 제작진과 충분한 협의없이 진행된 프로그램 폐지는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에서 규정하는 제작 자율성을 무너뜨리는 행태라며 감사원에 박 사장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한국방송본부는 이번 직무배제 처분도 박 사장 체제에서 벌어진 다른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과 다르지 않다고 보고 박 사장과 김아무개 센터장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번 직무배제 건이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규정하고 있는 방송법 4조와 제작과 관련해 책임자의 부당한 압력을 금지하는 한국방송 편성규약 6조 등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노조 쪽 판단이다. 이들은 “일련의 사태를 볼 때 박민 사장이 주진우 라이브, 최강시사라는 윤석열 정권의 앓던 이를 빼고 나서, 다음 타겟으로 배종찬의 시사본부를 정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해당 행위에 간여한 보직자들에 대해서는 방송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조 성명과 관련해 한국방송 사쪽은 한겨레에 “라디오센터에선 배종찬의 시사본부 담당 피디를 직무배제한 것이 아니라 타 프로그램 제작 업무에 배정한 것”이라며 “그동안 연사 배치 형평성과 편향성 논란이 있어서 균형성 있는 연사 섭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조가 고발을 예고하고 있어 법적공방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 자세한 답변이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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