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현장에서] 국세청장 ‘퇴근길 발언’ 거둬들인 까닭은

등록 2007-02-27 07:09

정혁준 기자
정혁준 기자
23일 저녁 7시께, 서울 종로구 수송동 14층 국세청장 집무실 앞. 오후 5시쯤부터 전군표 국세청장을 기다렸다. <월간중앙>에 나온 전 청장의 인터뷰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월간중앙>은 이날 낮 배포된 3월호에서 “전 청장이 ‘언론사가 기자를 동원해 국세청의 동향을 취재하고 간접적으로 압력을 넣고 있으며, 심지어 국세청장 뒷조사까지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 청장이 비서관들과 함께 사무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전 청장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오른 기자는 전 청장에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뒷조사를 한 언론사가 어디인지?” “뒷조사 내용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전 청장은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답을 해주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가 1층까지 내려가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기자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 앞에 대기해 있던 검은색 승용차로 향하는 전 청장을 따라가면서 계속 질문을 했다. 현직 국세청장이 세무조사 때문에 보복성 취재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반드시 사실 여부를 가려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전 청장에게 “정부의 공권력에 언론사가 대항한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전 청장은 걸음을 멈추고 잠시 천장을 쳐다본 뒤, “국정원·경찰·국세청 같은 권력기관이 다 망했잖아요. 정부의 공권력이 먹혀들지 않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기자가 이 말을 취재수첩에 옮기자, 전 청장은 “그런 것 왜 적어요. 적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24일치 신문에 전 청장과의 일문일답을 보도했다. 그러자 국세청은 25일 “전 청장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내고 한겨레신문사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전 청장이 자신의 발언을 거둬들이고 싶어 하는 연유는 미뤄 짐작이 간다. 하지만 한 국가기관의 장이라면 자신의 발언에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옳지 않을까? 공인으로서 아쉬운 대목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