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허핑턴포스트 제휴] 허핑턴 회장은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 겸 편집인은 1950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독일 나치군의 점령 하에서 저항신문을 펴낸 언론인이었다. 허핑턴은 11살 때 부모가 이혼을 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어머니는 마지막 남은 귀걸이까지 팔아가며 딸을 영국 캠브리지대학에 보냈다고 한다.
허핑턴은 영어가 서툴렀지만 캠브리지대에서 명성 높은 토론 클럽 ‘캠브리지 유니언’의 회장을 지냈다. 외국인 여성으로는 처음이다. 그는 이때 찰스 영국 황태자, 경제학자 존 갤브레이스 등과 함께 토론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이 클럽 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영국의 한 출판사가 책 출판을 제안해 저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미국 뉴욕으로 저술 공간을 옮긴 그는 1986년 부유한 공화당원인 마이클 허핑턴과 결혼한 뒤 남편의 하원의원 당선을 도우면서 워싱턴에서 정계 인사들과 교분을 나눴다. 그는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에서 정치 논평가로 활동했다. 당시 공화당 하원의장이던 뉴트 깅그리치를 돕기도 했다. 1997년 남편이 양성애자임을 선언하면서 이혼을 하고 두 딸을 혼자서 양육했다.
1990년대 말 캘리포니아주로 이사한 뒤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직접 출마했다. 이때는 이미 민간 영역이 사회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진보적 정치 이념을 받아들인 상태였다. 당시 선거에선 공화당 소속인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승리했는데, 허핑턴은 선거일 직전 중도 포기했다. 그는 당시 선거운동을 치르면서 온라인의 영향력을 절감했다. 허핑턴포스트를 창간한 것도 이때의 경험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그는 <담대하라> <우파는 틀렸다> <제3세계 미국> <마리아 칼라스> 등 12권의 책을 펴냈다.
뉴욕/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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