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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쓸쓸한 봄비와 함께 떠난 ‘비실이’ 배삼룡

등록 2010-02-25 09:56

흡인성 폐렴으로 3년째 투병하다 23일 오전 타계한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되어 유족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1992년 ‘웃으면 복이 와요’에 출연한 구봉서·배삼룡씨.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자료사진
흡인성 폐렴으로 3년째 투병하다 23일 오전 타계한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되어 유족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1992년 ‘웃으면 복이 와요’에 출연한 구봉서·배삼룡씨.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자료사진
25일 동료·후배 코미디언 참석 속 영결식 엄수
한때 전 국민을 웃기며 즐거움을 안겨준 '비실이'의 마지막 길에는 봄비가 쓸쓸하게 내렸다.

흡인성 폐렴으로 지난 23일 84세를 일기로 타계한 코미디언 고(故) 배삼룡의 영결식이 25일 오전 8시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유족과 한무, 배일집, 이경규, 임하룡, 유세윤, 박성광, 김경진 등 동료ㆍ후배 코미디언 등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영결식에서는 엄용수 코미디협회장이 고인의 약력을 읊었으며, 송해가 조사를 낭독했다.

이어 이용식은 고인에게 쓴 편지를, 손철은 조시를 읊었다.

고인의 절친한 동료 구봉서는 차마 친구의 마지막 길을 볼 수 없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송해는 "중환자실에 누워서도 '나는 일어난다', '다시 후배들과 전 국민을 즐겁게 하리라' 했던 형님. 하늘나라 넓은 무대에서 더이상 제재받지 말고 괄시받지 말고 아프지 말고 계속 웃겨주십시오"라며 울먹였다.

그는 "비실비실 국민 영웅, 코미디 황제. 모두 맞는 말이다. 천재적인 바보 연기자, 형님께 꼭 맞는 말이다. 어려운 일을 너무 많이 하셨다"며 고인의 영면을 기도했다.


평생 남을 웃기는 일을 한 그의 마지막 길은 울음바다가 됐다. 1960-1970년대 방송사로부터 출연의 대가로 백지수표를 건네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그이지만 말년은 생활고와 건강악화에 시달려야 했던 고인의 인생유전은 유족은 물론이고, 동료ㆍ후배 코미디언들도 울음을 참지 못하게 했다.

강호동, 이영자, 박명수, 신봉선, 주병진, 최양락, 서경석 등 많은 동료ㆍ후배 코미디언들이 조문을 오기는 했지만 빈소는 3일 내내 쓸쓸했다.

대다수 조문객들이 짧게 조문만 하고 발길을 돌렸고, 빈소를 지키며 고인의 회고하는 시간을 갖는 이는 드물었다. 활동을 중단한 지 오래돼 후배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던 데다, 오랜 생활고로 주변 사람들이 떠났기 때문이다.

고인은 2007년 6월부터 아산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2억여 원의 병원비가 체납돼 병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당초 5일장으로 거행하기로 한 장례도 비용 문제로 3일장으로 바꿔야했다.

체납된 병원비 문제는 영결식을 앞두고 25일 새벽 해결점을 찾았다. 병원비 체납으로 예정된 시간에 발인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병원 측이 조속한 시일 내에 병원비를 갚겠다는 유족의 입장을 받아들여 마무리됐다.

고인의 시신은 화장한 뒤 경기 광주 분당 추모공원 휴에 안치된다.

유족은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우겠다고 밝혔으며, 후배 코미디언들은 코미디박물관을 세워 고인의 추모코너를 마련할 계획이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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