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북 안동서 시국미사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비상대책위원회가 4월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과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 시국미사’를 개최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저 혼자만 살려다 보니
군부가 총과 탱크를 앞세워 나라를 뒤집고, 이에 맞서는 시민들을 무참히 찌르고 베어 쓰러뜨리던 2021년 미얀마의 비극을 보면서 많은 이가 대한민국의 어둡고 슬펐던 지난날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코가 석 자다. 윤 아무개의 검찰독재가 그 나라 군부독재와 크게 다르지 않고, 우리가 미얀마의 저항정신을 빌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멀쩡하던 나라가 갑자기 병든 것일까, 아니면 잠복하던 기저질환이 발동한 것일까?
1. 저들 좀 보아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횟감이 담긴 수조의 바닷물을 마셨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 물, 먹어도 되는 게 아니냐”면서, “아, 이거 완전 바닷물이네. 짭조름한데” 하면서 손으로 떠 달게 마시고 있었다. 심지어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던) 2011년에 방류해 우리 근해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방류할 물보다 이게 훨씬 진한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럴 때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일본 네티즌들은 배꼽을 잡았다. “한국에는 해수 마시는 습관이 있는가?”, “아직 ‘처리수’를 방출하기도 전인데 이건 쓸데없는 배짱 테스트”라며 한껏 비웃었다. 가만히 있어도 욕먹을 사람들이 일본 앞잡이가 되지 못해 안달하는 까닭이 무엇인가? 어째 이 모양 이 꼴인가?
대일 굴종노선을 천명한 대통령 눈에 들어 공천을 떼놓은 당상으로 만들고 싶어 벌인 일종의 ‘행위예술’인지도 모른다. 나름의 호구지책이려니 하고 참아 준다. 그러면 그 윗전인 윤석열 씨는 어떤 연유로 누가 봐도 손해만 보는 외교를 일삼고 있는가. 세상이 아는 대로 대통령 부부에게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염 긴 어느 도사 때문일까? 생존의 교두보로서 한미일 군사동맹을 달성하려는 미국의 명령 때문일까? 미국은 한국의 성장 동력을 빼내어 일본을 도와줌으로써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를 억제해서 자신의 우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윤석열은 동맹 미국을 중시하되 일본하고는 동등한 우방으로 지내는 종래의 외교 노선을 폐기하고, 미국의 우산 아래 들어가기 위해 우선 일본의 ‘꼬붕’이 되기로 작정했을 것이다. 한번 발을 담갔으니 핵폐기물 해양투기까지 마치 자기 일처럼 극력 옹호할 수밖에 없었고, 덩달아 비위가 좋은 여당 국회의원들이 비린내 나는 수조의 묵은 바닷물까지 벌컥벌컥 들이켰던 것이고.
2. 우리가 우리 발등을 찍는 이유
구제불능의 수구정치 집단이 특정 지역에서만큼은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를 독차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국민의 눈과 귀를 조작하는 언론이 전폭적으로 돕고 있기 때문이지만 지각없는 유권자들 탓도 크다. 예를 들어 대통령은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을 거부했다. 가뜩이나 쌀농사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의 무기화 조짐이 역력한 때에 돈 많은 정부가 가난한 농부의 주머니를 더욱 빈곤하게 만든 꼴이다. 그런데도 거부권이라는 칼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휘두른 것은 농민들을 아무리 억눌러도 끽소리조차 못하는 존재라고 보아서다. 그러면 농심(農心)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일구월심으로 자기를 죽일 자에게 표를 던져서 두둔하고, 끝내 자기를 억압하는 자를 지도자로 모시려고 하지 않는가. 지역감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악의 신비, 무지의 광란이다.
대통령과 여당, 그리고 시급한 개혁을 뒤로 미루는 야당 내 기득권세력은 물론이고 한사코 자기를 우습게 여기는 집단에 표를 몰아주는 유권자들의 공통 심리가 있다. 그것은 저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고약한 이기심이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국민들이야 죽든 말든, 남이야 어찌 되든 말든 나만 살아남으면 그만이라는 착각이 금수강산을 살벌한 강토로 만들고 있다. 저만 위하는 사회가 결국 어떻게 망가지는지 당장 주변을 돌아보라. 지금 나는 괜찮은데, 하는 사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 당해 보지 못한 시련이 밀려오고 있다.
3. 배척과 보복으로는 오래 못 간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 것처럼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는 안 된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러한 경제는 사람을 죽일 뿐입니다. … 인간을 사용하다가 그냥 버리는 소모품처럼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버리는’ 문화를 만들어 왔고 지금도 확산되고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종, <복음의 기쁨> 53항).
한국사회는 배제와 배척이 살인처럼 나쁘다는 말씀을 곰곰이 새겨들어야 한다. 만물 일체가 한 뿌리에서 생겨나 하나로 이어진 한 생명임을 잊고 지내는 세태를 꾸짖는 가르침이다. 모든 종교는 사람이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에게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알려주고 있다. 그러므로 화이부동和而不同, 구동존이求同存異, 다름이 있어도 서로 그것을 인정하면서 인류 공동의 꿈을 위해 힘을 합쳐야지 누구를 차별하고 누구를 배척해서는 결코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없다. 겨레의 절반인 북한을 배척하려다 보니 미국과 일본을 상전으로 모시게 되고, 그러자니 중국과 러시아하고는 등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종속이라는 노예의 지위와 참담한 추락이다. 그래서 잃는 것은 무엇인가? 주권과 독립이다. 한편 농민을 우습게 알고 노동자와 노동조합, 시민단체를 뱀 보듯 하며, 국정의 동반자여야 할 야당마저 인정하지 않으려다 보니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국민의 절반 이상을 피의자로 대하게 되고 검찰의 칼을 빌려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묵묵히 지켜보고 있지만 민심은 지금 폭발직전이다.
우리 모두 생명을 키워서 겨레의 밥을 짓는 어머니, 농민들에게 배우자. 저만 잘살면 그만이라고 믿는 것처럼 허망하고 어리석은 착각은 없다. 욕심에 꿩도 먹고, 알도 먹고 싶겠지만 그 결말은 자신마저 없애는 공멸이다. 누구보다 대통령은 낫과 호미의 날카로운 끝을 쓰는 사람 쪽으로 구부려둔 이유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함부로 휘두르다가는 상대방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손가락이나 발을 베기 쉽다. 권력이란 그런 것이다.
검찰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남의 티끌이라면 먼지만한 것도 태산처럼 키우면서 정작 자신의 특활비 내역은 숨기고 감추는 검찰. 정의로운 법 집행자인 척하지만 뒤에서는 혈세를 흥청망청 탕진하고도 사용 내역을 먹칠해서 숨기고 백지 영수증을 내미는 뻔뻔한 검찰. 대통령 아내의 주가조
작과 장모의 잔고증명위조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뭉개거나 눈감아 주는 능청꾸러기 검찰. 그러면서도 미운털이 박힌 사람들에게는 난동에 가까운 압수수색으로 공포정치를 일삼는 검찰.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을 좀 들여다 보라. 한때라도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검사”가 되고 싶었다면 자신이 모시고 섬길 주인이 과연 누구인지 가슴에 손 얹고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아라. 2023년 7월 10일
나눔과 섬김의 생명공동체
안동교구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작과 장모의 잔고증명위조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뭉개거나 눈감아 주는 능청꾸러기 검찰. 그러면서도 미운털이 박힌 사람들에게는 난동에 가까운 압수수색으로 공포정치를 일삼는 검찰.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을 좀 들여다 보라. 한때라도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검사”가 되고 싶었다면 자신이 모시고 섬길 주인이 과연 누구인지 가슴에 손 얹고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아라. 2023년 7월 10일
나눔과 섬김의 생명공동체
안동교구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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