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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유영철 용서…양자 삼고 싶다”

등록 2006-03-28 07:33수정 2006-03-28 09:50

자신의 가족 3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씨를 용서하고 그를 양자로 삼겠다고 밝힌 고정원씨가 유씨의 교화에 애쓰고 있는 조성애 수녀와 함께 지난 2월 24일 서울 용산구의 한 유치원 뜰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자신의 가족 3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씨를 용서하고 그를 양자로 삼겠다고 밝힌 고정원씨가 유씨의 교화에 애쓰고 있는 조성애 수녀와 함께 지난 2월 24일 서울 용산구의 한 유치원 뜰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사형제에 사형선고를] 4.용서의 힘
가족 셋 잃은 고정원씨 “두 자녀도 돌볼 것”
사형수 유영철씨의 연쇄 살인 행각에 가족 셋을 한꺼번에 잃고도 유씨를 용서한 고정원(64)씨. 그의 용서의 끝은 어디인가.

유씨의 사형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 편지를 내기도 했던 고씨는 최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유씨를 양자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씨가 자신을 교화시키려고 애쓰고 있는 조성애 수녀에게 보낸) 편지를 살펴보니 나름대로 인간성이나 문학적 소질, 재능도 있더라”며 “이런 것을 봤을 때, 내 아들을 죽였어도 하느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양자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고씨는 또 “사형제가 유지되든 폐지되든 유영철은 그 제한된 장소에서 평생을 보내야 할텐데, 동정이 가는 것은 그가 남겼다는 자녀 둘”이라며 “유영철이 허락하고 상황이 된다면 내 친손자, 손녀처럼 돌봐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애들이 평생 아빠를 그리워할 테니 내가 사는 동안이라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유씨는 아들과 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이런 뜻을 조 수녀한테 전했고, 조 수녀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유씨에게 이런 사실을 곧 전달할 계획이다. 조 수녀는 “외국은 피해자 가족을 정서적으로 돕는 기반이 잘 돼 있지만 우리는 피해자 가족과 접촉하기도 어렵다”며 “고씨의 말을 듣고 어떻게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10월 노모와 부인, 아들을 유씨의 손에 잃은 고씨는 사건을 당한 뒤 괴로워하다 유씨를 용서하기로 마음 먹고, 유씨의 재판 과정에 탄원 편지를 낸 바 있다. 고씨는 지난 설날 유씨에게 영치금을 넣어달라며 조 수녀에게 금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고씨의 마음을 전해들은 유씨는 2월 조 수녀에게 보낸 참회 편지에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정원님처럼 사랑의 끝이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시는 분도 계시기에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그분과 인연을 맺고 계시다니 나중에라도 이 못난 사람의 글 좀 전해 주십시오. 너무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놀랄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감동이 앞섭니다.” 박용현 이순혁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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