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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기상정보 부가가치 커져”… 미래 ‘맑음’

등록 2006-02-12 16:57수정 2006-02-13 17:09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기상청 정보화관리관 이완호씨

“기상은 예측하는 분야입니다. 고난도의 과학기술이 요구되죠. 중·장기 기후 예측이든, 단기 기상 예측이든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증빙된 기술은 없는 실정입니다.”

기상청 이완호(51) 정보화관리관은 창의성 있는 과학 꿈나무들이 21세기에 도전할 직업으로 기상 전문가를 꼽았다.

기상 예측은 1960년대 기상 인공위성 출현, 70년대 컴퓨터를 활용한 ‘수치예보 모델’ 개발로 그 정확도가 크게 향상된 뒤로, 100%에 근접하기 위한 지난한 시도들이 전세계 각국에서 거듭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미국조차 지난해 여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기습당해 휘청일 만큼 기상 예측은 쉽지 않고, 따라서 그만큼 남아 있는 영역이 많은 첨단 과학기술 분야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기상 문화는 아쉽기만 하다. “날씨 방송프로그램 보고 끝나는 수준이죠. 초등학생 때 관심을 가졌다가 사그러들거나, 고교 때 지구과학 공부로 마무리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 관리관은 2004년 3월 민간 기상전문가로서 국장급 개방형 직위에 임용됐다. 서울대-영국 레딩대-미국 텍사스 에이앤드엠(A&M)대를 거친 기상학 박사이면서, 97년부터 ㈜첨성대라는 민간 기상업체를 이끌어 온 경험이 기대를 모은 결과다.

기상은 국가 경쟁력에 직결되는 분야라고 했다. 일본이 2차대전 패전 뒤 군사기술 인력을 기상 쪽에 돌려 레이더 등의 개발에 투입했고, 기상 분야를 매개로 국가산업 발전을 시도해 온 것을 보기로 들었다.

기상 관련 산업의 전망은 어떨까? 97년 말 민간 기상정보 제공 사업의 길이 열려 민간 업체들이 여럿 생겨났지만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기상산업 전망은 “느려도 꾸준한 상승세일 것”이라고 이 관리관은 확언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길수록 자신의 여가나 기업의 업무시간 등을 과학적으로 활용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따라서 사람들이 날씨에 민감해지는 게 필연이기 때문이다. 비가 올지를 알아본 뒤 세차를 하거나, 조선소에서 날씨를 살펴 배에 페인트칠을 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최근 기상 전공자를 채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기상청이 지난해 기상산업진흥원을 출범시킨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기상 관측기기·장비 개발 쪽은 유망한 틈새 시장이 될 것이라고 이 관리관은 말했다. 도로 결빙 여부나 안개 상황을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등의 응용기기는 무궁무진할 거라는 얘기다. 또 장기 예보가 정확하다면 그 부가가치는 엄청날 것이라고 했다. 반년 또는 1년 뒤의 기상 예측정보는, 예컨대 에어컨 업체에겐 생산계획을 미리 조정해 비용 손실을 줄이는 등의 큰 경제적 효과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호기심 많은 창의성 있는 아이들이 참으로 도전할 만한 분야입니다. 수학·물리에 관심과 소질이 있다면 말이죠.” 미래의 기상 전문가를 기다리는 그의 말에는 이공계를 보는 사회적 관심이 약화하는 추세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묻어났다.

글·사진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 참고할 만한 사이트

기상청 kma.go.kr

과학기술부 most.go.kr

기상연구소 metri.re.kr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re.kr

한국산업인력공단 hrdkorea.or.kr

기상 전문가 되려면 기술분석력·창의력 반짝여야

기상 전문가는 기류의 방향·속도·기압·온도·습도 등을 조사해 대기의 흐름, 구름의 형성, 강우 등을 연구하며, 대기 자료를 분석해 기상도를 작성하고, 장·단기 기상 예측을 하는 이다.

날씨 변화가 갈수록 격심해지고 기상 이변도 잇따르면서 기상 전문가의 직종도 세분화하는 추세다. △유통·마케팅·건설 등의 업체에 상세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상(날씨) 컨설턴트’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기상 정보를 주는 ‘사이버 기상캐스터’ 등이 새로 나타나고 있다.

기상 전문가에게 필요한 업무수행 능력으론 수리력·전산 기술 말고도,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지금 쓰는 기술·도구를 분석하는 ‘기술 분석력’ 등이 꼽힌다. 분석적 사고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창의력도 요구된다.

종사자들은 대개 천문·지리, 화학·환경, 물리 학과 출신이고, 관련 학과는 대기과학과·천문우주과학과·천문학과·지구공학과·지구환경과학과 등이다.

정부 기관, 정부 출연 연구소(기상대나 기상연구소), 기상 제품 제조업체, 항해 및 항공 업체, 농·어업 관련 기관, 민간 기업 등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거나, 대학교수로서 일한다. 중앙고용정보원 조사로는, 천문·기상학 연구원 종사자들은 2005년 연 평균 3855만원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기상기사 1·2급 자격증을 따고, 이후 경력을 쌓으면 기상예보 기술사가 될 수 있다. 이수범 기자, 도움말=아주심리상담센터 직업심리연구팀 apcc.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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