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2학기 방역과 학사 운영 방안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만 5살 초등학교 조기입학’ 학제개편안 졸속 추진의 책임을 지고 조만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박 부총리가 최근 공개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국회 전체회의 출석을 준비 중이다. 박 부총리 거취와 관련해 교육부는 “거취와 관련해 들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8일 김천홍 교육부 대변인은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여러 언론에서 보도된 부총리 거취와 관련해 교육부는 아직 들은 바가 없고 아는 내용이 없다. 교육부 입장을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주 휴가 동안 각계 인사들로부터 민심을 들은 뒤 박 부총리 거취를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여권 관계자는 <한겨레>에 “박 부총리가 오늘 중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을 앞두고 교육부 관계자들과 주요 교육 현안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박 부총리는) 서울에서 비공식 일정으로 내부 회의를 하고 있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출석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이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정책 혼란을 비롯, 음주운전과 논문 중복게재 등 박 부총리 청문회급 검증을 예고함에 따라 박 부총리가 국회 출석 전 사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총리는 지난 4일 교육부 세종청사에서 ‘2학기 방역 및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한 뒤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편, 교육부가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지난 5일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는 ‘초등 입학연령 하향’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주요 추진과제를 설명하며 국가교육책임 확대, 방과 후·돌봄서비스 강화 기초학력 보장 등을 언급했지만, 자료에 ‘만 5살 입학’이나 ‘초등 입학연령 하향’과 같은 문구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에는 ‘초등 입학연령 하향 등으로 격차 없는 성장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육부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게 아니”라며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교사노조는 성명을 내어 “초등 취학연령 5세 하향이라는 탁상행정, 고집불통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국민적 저항에 더 이상 버티기로 일관하지 말라”며 “국정혼란의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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