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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 폭력에서 우리 아이를 지키려면?

등록 2023-11-20 16:23수정 2023-11-21 02:36

‘학폭 전담’ 15년 최우성 다산고 교장

연령 낮아지고 강도 심해지는 경향
아이 학폭 학부모 감정싸움 변질도
제3자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결해야
가정 내 교육 및 자녀와 대화 필요
학교폭력과 복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학교폭력과 복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올해 인기리에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학폭 피해자의 복수극을 다뤄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에 이어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보듯 ‘학교폭력’ 문제는 부모의 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언제든 내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학교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학교폭력 업무 담당 교사, 학교폭력 전담 장학사 등 학폭 담당자 15년 이상의 경험을 토대로 최근 ‘학교 폭력, 우리 아이를 지켜주세요’를 펴낸 최우성 다산고 교장은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해도 절대로 부모에게 말하지 않는 피해 학생들이 많다”며 “평소 자녀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관계 형성과 함께 피해 학생의 징후가 나타나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신체폭력, 언어폭력, 금품갈취, 강요, 따돌림,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이 있지만,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많아 부모의 관심과 함께 예방 교육이 무척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부모가 자녀의 학폭 경험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학교폭력이 곧바로 신체 폭력으로 전이되지 않고, 언어폭력부터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증거나 물증을 모으기 어려운 데다, 신고한다고 해도 무조건 학폭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평소 부모가 자녀의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최우성 다산고 교장이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최우성 제공.
최우성 다산고 교장이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최우성 제공.

최 교장에 따르면, 가정에서 △표정이 없고 평소보다 기운이 없고 △이름만 불러도 놀라는 등 사소한 일에도 크게 반응하고 평소보다 예민하며, △학교 가는 것을 싫어한거나 두려워하고, △이유 없이 결석하거나 전학을 시켜달라고 말하며, △몸에 상처나 멍 자국이 발견되고 혼자 있으려 하거나, △절망감(죽고 싶다)이나 복수심(죽어라)을 표현하는 낙서가 있다면 자녀가 피해 학생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학교 안팎에서는 물론 사이버 공간까지 학교폭력의 정의가 너무 넓다”며 “왕따 등 신체적 피해가 없고 증거가 부족해도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신체적 피해가 명백할 때는 제일 먼저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의사의 소견서나 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내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잘못한 부분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다. 그는 “학교현장에서 사안조사를 하는 교사 관점에서 어려운 점은 자기 자녀의 주장만 믿거나, 자기 자녀만 생각하는 학부모를 만날 때”라며 “피해 학생과 보호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학폭 문제가 학내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핵가족화와 외동 자녀를 둔 학부모가 늘면서, 자녀가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든 간에 자녀 위주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다수인 점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 교장은 “가능하면 학교의 사안 조사를 신뢰하고, 조사에 필요한 학생 확인서와 보호자 확인서를 작성할 때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넓은 아량이 필요하다”며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의 전담기구 개최 전 3주 안에 양쪽 학생과 보호자가 참여하는 화해중재의 모임을 갖고, 학교 안에서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학교폭력과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던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에서 보듯, 학교폭력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추세다. 초1~2부터 고3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학교 폭력이 발생하며, 사이버폭력 빈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 교장은 “학교폭력이 곧바로 신체폭력으로 전이되지 않고, 학생들이 사이버 공간이나 실제 만나서 욕설과 패드립을 주고받으며 신체폭력으로 증폭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사이버폭력의 경우 시공간의 제약 없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관심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최우성 다산고 교장이 최근 ’학교 폭력, 우리 아이를 지켜주세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최우성 다산고 교장이 최근 ’학교 폭력, 우리 아이를 지켜주세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사이버폭력 사안에서는 아이들 스스로 학교폭력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때가 적지 않다. 이런 점 때문에 부모가 뒤늦게 인지하기도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미신고 이유 중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30.4%)’가 가장 많았다. 이어 스스로 해결하려고(21.1%),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17.3%),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야단 걱정 때문에(14.4%), 더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서(14%) 순이었다.

그는 “학생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익명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장난이나 호기심이 발동하기 쉽게 자제력을 잃어버린다”며 “사이버 공간에서의 따돌림, 욕설, 비방 등의 언어폭력이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매체를 타고 온라인상에서 확대·재생산돼 공유될 가능성이 크므로 부모의 관심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교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사소한 갈등, 오해, 장난은 늘 발생하지만, 이를 자녀가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사안으로 증폭되기도 하고, 생활 속에서 갈등이 중재되거나 관계회복이 되기도 한다”며 “내 자녀가 상대방이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도록 가정에서의 교육과 함께 서로 존중하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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