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헤어디자이너 조윤정씨
뇌속까지 스며드는 진한 파마약 냄새, 바닥에 어지럽게 널린 머리카락들, 엠16 소총과 완전군장으로 중무장한 군인을 연상시키는 어깨걸이식 가위집과 앞치마식 작업복. 조윤정(27)씨는 어린(?) 나이지만 7년째 이런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얼굴도 곱상하고 몸매도 늘씬해 미장원에서 일할 것처럼 보이진 않지만, 그는 강남에서 잘 나가는 헤어 디자이너이다. 컷트, 염색, 파마는 기본이고 각종 새로운 머리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낸다.
“스텝웨이브, 빽펌, 미치로, 레드볼, 샤도우, 셋팅펌, 롤레이어, 점보롤, 프린지웨이브, 텍스처, 디지털 등 파마만 해도 수십가지나 돼요. 게다가 손님마다 머리결에 차이가 있고 원하는 스타일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일보다 섬세하고 정확한 손길을 요구하죠.”
조씨가 헤어 디자이너의 길로 접어든 것은 고3때. 어렸을 때부터 남을 예쁘게 꾸며주는 게 좋아 친구들 머리를 손봐주거나 화장을 고쳐주는 일을 곧잘 했던 그는 미용학원을 다니며 미용사 자격증을 땄다.
이후 헤어 디자이너의 가장 낮은 단계인 ‘스태프’로 작은 미용실에 들어갔다. 바닥 쓸기, 머리 감겨주기, 기구 정리, 파마 보조 등 잡일을 도맡아 했다. 3년이 지나자 ‘중상디자이너’로 올라갔다. 염색, 컷트, 파마 등 여러 가지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지난해서야 그는 가장 높은 단계인 ‘디자이너’로 올라섰다.
헤어 디자이너는 외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다룬다는 점에서 언뜻 화려한 직업으로 보인다. 특히 몇년전부터 미용실이 대형화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실력있는 헤어 디자이너들이 거액에 스카우트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0~11시간씩 서서 일한다는 것은 보통의 각오로는 견뎌낼 수 없다. 주말에도 제대로 못 쉬는 등 자기 시간이 거의 없는 직업이기도 하다. 육체적으로 힘든 만큼 슬럼프도 자주 찾아온다. “3·6·9 게임처럼 3개월마다 슬럼프가 오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살아남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두세 명에 불과해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끊임없이 배우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예전에는 단순히 기능사였다면 요즘은 스타일 디자이너라고 돼야 해요. 고객의 분위기에 맞춰 염색해 주고, 이미지에 맞게 컷트를 해줘야지요. 그리고 두피, 모발, 새치, 탈모 관리도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도 지난해부터 서울정화미용예술학교(miyongschool.com)에 다니는 있죠.”
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끊임없이 배우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예전에는 단순히 기능사였다면 요즘은 스타일 디자이너라고 돼야 해요. 고객의 분위기에 맞춰 염색해 주고, 이미지에 맞게 컷트를 해줘야지요. 그리고 두피, 모발, 새치, 탈모 관리도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도 지난해부터 서울정화미용예술학교(miyongschool.com)에 다니는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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