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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시간관리 지도에 이런 실험 해보면…

등록 2007-10-21 14:34수정 2007-10-21 14:50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

어린이들에게 ‘리더십과 시간관리’에 대해 교육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초등 4학년들에게 시간관리를 가르치기, 정말 엄청난 도전이다. 우리는 개념적인 설명이 장난꾸러기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간단한 도구를 준비했다. 큰 비이커 모양의 통, 어항에 까는 작은 자갈들, 큰 돌 대여섯 개.

우선 아이들에게 ‘나에게 소중한 일들’이 뭔지 발표하게 했더니, ‘숙제 하기’, ‘친구와 놀기’, ‘가족과의 시간’, ‘운동하기’ 등의 대답이 나왔다. 큰 돌에는 이 ‘소중한 일’을 하나씩 써서 붙여놓았다.

다음은 아이들이 체험할 차례다. 유리통을 작은 자갈로 절반쯤 채워 넣은 뒤, 아이들에게 소중한 일이 써진 큰 돌을 넣어보라고 했다. 몇 명 자원자가 힘을 내서 밀어 넣었으나 다 들어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빈 유리통을 주고 처음부터 다시 해보라고 했다. 오호, 영리하게도 아이들은 큰 돌부터 다 넣은 후 작은 자갈들을 부어 넣었다. 중간중간 유리통을 흔들면서 넣으니, 모두 다 들어갔다.


실험 후에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유리통은 우리가 가진 시간입니다. 여러분은 무슨 교훈을 얻었나요?”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큰 소리로 대답을 했다. “소중한 것부터 먼저 해야 돼요.” 몇몇은 또 이렇게 말했다. “숙제부터 다해 놓고 게임해야 해요!” 라고.

아이들에게 시간의 유한성이란 개념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사실은 어른들도 자각하지 못하며 살지 않는가. 그럼에도 체험적으로 느끼게 해보았더니 의외로 잘 이해했고, 일부는 어린이용 플래너를 잘 활용하기도 했다. 물론 끈기 있게 지도하는 것이 뒤따라야 했지만.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인생이란 결국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임을 느끼게 하는 습관이 바로 시간 쓰는 습관이다.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의 결과는 아이들 눈에도 자명하게 드러나므로.

중1 때부터 플래너를 쓴 한 아이는 소감이 이랬다. “이렇게 시간이 많은 줄 몰랐어요. 바쁘다고 생각했는데요, 사실은 하루에 두세 가지만 하면 나머지는 자유시간이예요. 전에는 밤늦게까지 숙제 하느라 힘들었는데….”

최대한 미루다가 쫓기며 하는 것과 중요한 걸 먼저 하는 것은 생산성이 다르고 마음의 여유도 다르다. 시간이란 빈 항아리에 무엇부터 채워 넣을까, 하는 우선순위를 선택하는 것이다. 초등 고학년쯤 된 뒤에는 ‘닥치는 대로’가 아닌 ‘계획 있는’ 생활을 권하면 어떨까. 빡빡한 시간표를 만들고 그것대로 살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그 날 할 소중한 일 한 두 가지가 뭔지를 자각하고, 그걸 먼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Helen@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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