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숙의 학부모코칭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
어머니를 일찍 여읜 나는 친구들이 누리는 엄마와의 관계를 꽤나 부러워하며 자랐다. 물론 겉으로는 그걸 드러내지 않으려고 짐짓 더 조숙한 척, 더 명랑한 척 했지만 말이다. 커서 어른이 되면 이런 ‘어머니 결핍’의 서운함이 사라지지 않을까 했는데, 천만에, 그때는 미처 몰랐다. 사는 동안 늘 지속되는 것이라는 걸. 우리 아이들은 외할머니의 보드라운 정을 경험하지 못하며 자랐고(억울하게도!), 나 역시 힘들 때 투정할 대상이 여전히 없었다.
정채봉 시인은 시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에서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중략)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중략)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고 한다.
엄마의 자리가 이렇게 크기에, 남보다 훨씬 늦게 아이를 낳은 선배가 “난 남보다 10년은 더 살아야 돼. 그럴 의무가 생겼어.”라고 했을 때 나는 완전히 공감했다.
어머니가 된 것은 내 인생의 전혀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었다. 나에게 오롯이 의탁하는 어린 생명이 내 품에 안겼고, 한없이 이타적인 존재일 것 같은 ‘엄마’가 이젠 결함투성이인 나를 부르는 말이 되었다. 나는 최소한 윤리적인 인간이 되어야 했다.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가 되었으므로. 그러면서 생각해보았다. 나에게 어머니는 그 자체로, 즉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사랑과 지지를 받는 그런 존재인데,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어머니일까? 그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어머니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까? 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내 아이들한테서 듣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인가? 표현이 어떻든 아이들이 나를 ‘한결같이 자신을 믿어주고,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으로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어머니가 아이와 한 팀이 되어 목표를 달성하거나 아예 매니저 구실까지 맡는다. 오죽하면 명문대 가는 데는 ‘아빠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이의 체력’이라는 ‘삼력’이 필요하다는 농담까지 나올까. 아이의 미래를 위해 열성을 다하는 것은 훌륭한 부모 노릇이지만, 일방적이고 그릇된 방향으로 그 사랑이 향할 때는 오히려 해가 된다. 가장 중요한 출발은 어떤 행동으로 뛰어들기 전에 ‘내가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길 원하는가’를 깊이 헤아려보는 것이다. 그 생각의 귀결로서 부모로서의 가치관과 철학을 지닐 때 아이를 기르는 일은 우리 자신과 아이들이 함께 성숙해가는 아름다운 여정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helen@eklc.co.kr
어머니가 된 것은 내 인생의 전혀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었다. 나에게 오롯이 의탁하는 어린 생명이 내 품에 안겼고, 한없이 이타적인 존재일 것 같은 ‘엄마’가 이젠 결함투성이인 나를 부르는 말이 되었다. 나는 최소한 윤리적인 인간이 되어야 했다.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가 되었으므로. 그러면서 생각해보았다. 나에게 어머니는 그 자체로, 즉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사랑과 지지를 받는 그런 존재인데,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어머니일까? 그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어머니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까? 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내 아이들한테서 듣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인가? 표현이 어떻든 아이들이 나를 ‘한결같이 자신을 믿어주고,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으로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어머니가 아이와 한 팀이 되어 목표를 달성하거나 아예 매니저 구실까지 맡는다. 오죽하면 명문대 가는 데는 ‘아빠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이의 체력’이라는 ‘삼력’이 필요하다는 농담까지 나올까. 아이의 미래를 위해 열성을 다하는 것은 훌륭한 부모 노릇이지만, 일방적이고 그릇된 방향으로 그 사랑이 향할 때는 오히려 해가 된다. 가장 중요한 출발은 어떤 행동으로 뛰어들기 전에 ‘내가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길 원하는가’를 깊이 헤아려보는 것이다. 그 생각의 귀결로서 부모로서의 가치관과 철학을 지닐 때 아이를 기르는 일은 우리 자신과 아이들이 함께 성숙해가는 아름다운 여정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helen@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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