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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가족의 유대를 강화하라

등록 2008-11-16 18:34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

드러내놓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곳곳에 경제 위기를 겪게 된 가정이 너무나 많다. 투자를 했다가 돈을 날린 사람, 펀드에 여윳돈을 모두 넣었다가 손해 본 사람 등 주변을 보면 거의 예외가 없을 정도다. 투자 실패만이 아니다. 구조조정과 실업, 파산 등의 우울한 경제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그 즈음 나는 가족을 생각해본다.

어떤 착한 딸은 아버지가 1년 전에 주식투자로 재미를 본 후 생업을 그만 두고 아예 집에서 투자만 하다가 전세금까지 날리게 되었다고 하면서, 새엄마가 못 견디고 집을 나갈까 봐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어떤 부모는 최근 거의 전 재산을 잃을 정도로 엄청난 투자 손실을 봤는데, 외국에 유학중인 십대 자녀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야 하는지 조언을 구해온다.

IMF 위기 때도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힘들어 했지만, 가족이 어떤가에 따라 대응하는 모습은 달랐다. 아는 분이 당시 대기업 부장이었는데 구조조정 대상이 되었다. 사실을 가족에게 말했을 때 중학생 아들은 “아빠, 걱정 마세요. 제가 우유 배달 같은 거 할 수 있어요.” 라고 했고, 아내는 “나부터도 일자리 알아볼게. 그 동안 너무 과로했으니까 좀 쉴 때도 됐잖아.” 라고 위로해주었는데, 그때처럼 가족의 유대감을 절감한 적이 없었노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마치 외부의 공격을 받았을 때처럼, 힘들 때 똘똘 뭉쳐서 팀워크를 발휘하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경제적 어려움이 불신과 원망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되는 가족도 있다. 그 차이는 결국 평소 가족의 유대가 얼마나 튼튼한가가 아닐까. 가족을 강화하면 소중한 안정감과 지지를 얻게 된다. 가족이라도 서로 무관심하고 위로나 안정, 가치관을 나누지 못하면 완전 남남처럼 된다. 서로 소중히 여긴다는 걸 보여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하라. 부정적이거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자.

우리는 이상적이고 완전한 가족을 꿈꾼다. 그런 관점에서 자기 가족을 보면 개선해야 할 것 투성이다. 아이들은 더 좋은 습관과 더 나은 성적을 가져야 하고, 남편은 더 성실해야 하며, 아내는 더 부드러워져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우리 가족은 비록 현재 완전하지 않더라도, 어떤 면에서는 완전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가족의 현재 모습은 우리가 행했던 과거에서 왔고,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으며, 또 괜찮은 면이 많고, 무엇보다 여전히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가족은 그 안에서 많은 성장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요구만 있는 가정, 훈육만 있는 가정, 방임적인 가정 등등. 아마 가정에 표정이 있다면 모두 다를 것이다. 가족은 구성원들에게 안정과 안전, 양육, 정체성을 제공하며, 서로의 욕구에 기초해 있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어야 하지만 부모도 사랑과 위안을 받아야 한다. 어려움을 겪을 때 가족에게 그것을 나누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의 효과가 어때서가 아니라, 가족이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의무감이 아닌, 가족에게서 오는 지원과 지지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대표 helen@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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