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들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회일반] 제11차 전국사제시국기도회 대전서 열려
‘인권회복과 새로운 국가 공동체’를 준비하는 11차 전국사제시국기도회가 28일 천주교 대전교구 법동성당에서 열렸다. 이날은 존권을 위해 망루에 올랐다가 경찰 공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용산 철거민들의 영원한 안식과 가난한 사람들과 힘없는 사람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길 기원하며 열렸다. 미사에는 신부 55명을 비롯해 수녀와 시민 등 400여명이 참여했다.
미사 중 강론에서 황용연(천주교대전교구정의평화위원장)신부는 “21세기 벽두의 이 땅,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바라본다. 눈 깜빡할 찰나의 순간에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뒤덮어 암흑천지를 만든 신자유주의의 망령이 보인다. 촛불이 보이고, 용산이 보이고, 눈물이 보인다. 삶과 죽음이 교차했던 그날 현장을 보존하고 있는 용산에는 아직도 벽은 시커멓게 그을렸고 유리창은 깨진 채 텅빈 건물만이 음산한 그 몸뚱어리를 드러내고 있는데, 그것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버스 속 승객들의 무표정한 얼굴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는 한편에서 슬픔을 넘어 서러움의 눈물을 보이는 소위 가난한 이들에게 무심한 이 땅의 성직자들이 보인다.”라며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을 한탄했다.
전종훈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는 “250여일 넘도록 남편을, 아빠를 냉동고에 두고 생활하는 우리의 이웃이 있다. 이 이웃을 방치하는 이 나라를 어찌 국가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있다. 용산참사의 해결이야말로 역주행하고 있는 민주주의, 반서민, 반민주, 뒤틀어진 사회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출발점이라고 믿기에 용산을 저버릴 수 없다. 아직도 우리의 기도가 부족한 것인가. 아직도 우리의 기도가 모자라는 것인가. 그 어떤 조짐도 보이지 않아 조급함도 생기지만 우리는 믿는다. 우리의 기도가 반드시 이기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이 기도 행렬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지치지 말 것을 당부했고, 많은 이들의 동참을 부탁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김영덕 여사는 “남편은 생존권을 위해 대화를 하러 망루에 올라갔지만, 단 하루 만에 처참한 주검으로 내려왔다. 대화 한마디 없었다. 경찰특공대의 강제진압으로 6명이 희생되었다. 저는 시신 5구를 모두 보았다. 이 정부에서는 화재사라고 하지만 이분들은 화재사가 아니다. 30년 넘게 함께 산 내 남편을 어디 한 구석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시신에는 살점이 한 점도 없었다. 도저히 남편을 알아 볼 수가 없었다.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화재사 판정을 내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살기위해 올라갔는데 왜 도시테러범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망루에 올라갔을 뿐이다. 테러범으로 몰려 경찰까지 6명이 희생되었는데도 이 정부는 아직까지 사과한마디 없다. 정운찬 총리후보가 청문회에서 국무총리에 임명되면 용산을 찾아 참사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믿기가 어렵지만 기다려봐야 하겠다. 내일 오실지 모레 오실지, 무엇을 갖고 오실지 답을 기다릴 뿐이다. 믿을 수 없지만 답하나만 가져 오시길 바랄뿐이다. 저희 남편들이 테러범이 아니라는 그 사실 하나만 밝혀주시길, 진상규명 해주시길 바랄 뿐이다”라며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용산 철거민들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12차 전국사제시국기도회는 서울시청광장에서 10월 12일(월) 오후 7시에 열린다.
오재호 기자 ghqkfwogh@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이 날 미사에는 수녀,시민,신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종훈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는 “250여일 넘도록 남편을, 아빠를 냉동고에 두고 생활하는 우리의 이웃이 있다. 이 이웃을 방치하는 이 나라를 어찌 국가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있다. 용산참사의 해결이야말로 역주행하고 있는 민주주의, 반서민, 반민주, 뒤틀어진 사회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출발점이라고 믿기에 용산을 저버릴 수 없다. 아직도 우리의 기도가 부족한 것인가. 아직도 우리의 기도가 모자라는 것인가. 그 어떤 조짐도 보이지 않아 조급함도 생기지만 우리는 믿는다. 우리의 기도가 반드시 이기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이 기도 행렬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지치지 말 것을 당부했고, 많은 이들의 동참을 부탁했다.
용산참사를 알리는 유가족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개발로 인해 죽어간 모든 생명을 위하여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들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들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발언을 하는 전종훈 신부(천주교 서울교구/사제단 대표)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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