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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민의 코믹소사이어티] 인식의 중요성을 전하는 만화, 「NARUTO - 나루토」
이런 일이 어디 한 두번이겠냐만은, 한국은 유독 색안경을 끼고서 다른 대상을 쳐다보는 일이 많다. 특목고에 다니는 고등학생은 전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보다 공부는 물론이고 인격도 좋을 것이며, 학교를 다니지 않는 탈학교 청소년들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긴다. 피부가 밝고 노랗거나 갈색 머리를 한 외국인은 마음씨가 곱고 아랍, 중동계로 보이는 외국인은 분명 불법으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평소에는 편견은 없애자고 말을 하면서 정작 인식은 그대로이다.
오죽하면 이런 우스개소리가 나오겠는가. 헬렌 켈러가 한국에 태어났더라면 평생 다른 사람들에게 괴롭힘만 받다가 앵벌이를 할 것이며, 아인슈타인이 한국에 태어났더라면 수학도 못하고 말까지 더듬거리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스티븐 호킹이 한국에 태어났더라면 뛰어난 연구 성과는 고사하고 학교조차 제대로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정상이라는 허울 속에 사로 잡힌 나머지 다른 사람들은 무시하는 태도는 인간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지 못한다.
키시모토 마사시의 인기 소년 만화 「NARUTO - 나루토」(이하 나루토)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등장 인물들의 태도가 아니었을까? 태어난지 얼마 안 되어 나뭇잎 마을의 4대 호카게(마을의 지도자라고 생각하면 된다)에게 뱃 속에 구미호를 봉인당한 나루토는 구미호가 봉인되었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에게 차별을 받는다.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에 장난을 쳐서라도 관심을 얻으려고 한다. 자연스레 공부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어 닌자학교는 3년 째 낙제 중이다.
무시받는 자에게 범죄자가 따라붙는다고 하던가. 닌자학교 교사 미즈키는 나루토를 이용해 위험한 술법이 담긴 봉인의 서를 탈취하려고 한다. 봉인의 서를 가져오면 바로 졸업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혹한 나루토는 계획에 넘어갈 뻔하게 되지만 담임 교사 이루카의 ‘진정한 이해’로 인해 몇 년 동안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던 기술, ‘그림자 분신술’을 사용하게 된다. 이루카 자신도 구미호로 인해 부모가 모두 사망한 아픈 과거가 있지만, 구미호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나루토를 진심으로 이해한 것은 복수를 넘어선 사고였다. 이런 이해가 있었기에 나루토는 그 동안 발휘하지 못했던 힘을 제대로 쓸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나루토」에는 편견으로 상처를 입어왔던 인물 군상들이 계속 나온다. 양친이 없다는 이유로 주위 사람들에게 쑥덕공론을 듣고 기술이 모자라거나 너무 뛰어나다는 이유로 무시를 받거나 견제를 받는다. 복수에 휩싸여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한 경우도 속출한다. 실제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갈등의 구조이다. 키시모토 마사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편견으로 벌어지는 각종 사고를 일본풍의 화려한 액션으로 소화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게 했다. 매화마다 펼쳐지는 격투 장면도 흥미롭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 봐도 작품이 전하려는 메세지는 무척 공감이 간다. 이런 점들이 공부를 못 하거나 힘이 없다든지 각종 이유로 편견어린 시선 속에서 살아온 청소년들, 독자들의 마음을 자극한 것이 아닐까. 작품 자체가 소년 만화이기 때문에 타협적이거나 계속 연재를 이어나가기 위한 부자연스러운 표현도 군데군데 눈에 보인다. 그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계속 인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작가의 시원시원한 내용 전개, 독특한 화풍, 그리고 편견을 벗으라는 메세지일지도 모른다.
성상민 기자 gasi44@paran.com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그 외에도 「나루토」에는 편견으로 상처를 입어왔던 인물 군상들이 계속 나온다. 양친이 없다는 이유로 주위 사람들에게 쑥덕공론을 듣고 기술이 모자라거나 너무 뛰어나다는 이유로 무시를 받거나 견제를 받는다. 복수에 휩싸여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한 경우도 속출한다. 실제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갈등의 구조이다. 키시모토 마사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편견으로 벌어지는 각종 사고를 일본풍의 화려한 액션으로 소화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게 했다. 매화마다 펼쳐지는 격투 장면도 흥미롭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 봐도 작품이 전하려는 메세지는 무척 공감이 간다. 이런 점들이 공부를 못 하거나 힘이 없다든지 각종 이유로 편견어린 시선 속에서 살아온 청소년들, 독자들의 마음을 자극한 것이 아닐까. 작품 자체가 소년 만화이기 때문에 타협적이거나 계속 연재를 이어나가기 위한 부자연스러운 표현도 군데군데 눈에 보인다. 그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계속 인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작가의 시원시원한 내용 전개, 독특한 화풍, 그리고 편견을 벗으라는 메세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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