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비문학 · 과학탐구 일부문제 진땀났다

수험생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치러진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에 앞서 두 손을 모으거나 얼굴을 감싼 채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e-mail]

[2010 대입 수능] 출제경향과 난이도
언어 - 응용 많고 뒷부분 어려워 시간다툼
수리 - 대체로 평이…통계 약간 까다로워
외국어 - 고난도 빈칸문제 늘고 지문 길어져

12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언어와 외국어 영역은 다소 어려웠지만, 수리 영역은 비슷하거나 좀더 쉬웠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수험생들은 외국어 영역을 빼고는 지난 6·9월의 수능 모의평가에 견줘 전반적으로 쉽거나 비슷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 언어 영역 지난해보다는 어려웠지만, 모의평가보다는 쉬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교육방송>(EBS) 언어 영역 강사인 장희민 하나고 교사는 “문학은 평이했지만, 비문학 분야는 어려웠다”며 “특히 뒷부분에 어려운 문제가 많이 나와 수험생들이 시간에 쫓겼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읽기 문학 분야의 경우, 지문이 지난해에 견줘 짧았고 교육방송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출제된 문제들이 많았다. 조지훈의 <승무>, 송수권의 <지리산 뻐꾹새>, 송순의 <면앙정가> 등이 지문으로 나왔다. 비문학 분야는 조선시대 유학에 나타난 ‘지행론’의 변화와 배경을 설명한 인문 지문과 유전적 특성을 기준으로 한 ‘미생물의 종 구분’과 그에 따른 개념을 소개한 과학 지문 등 다양하게 출제됐다.

평소 성적이 중위권인 서울 풍문여고 3학년 장아무개양은 “문학의 경우, 많이 봤던 지문들이 나와서 그리 어렵진 않았다”고 말했다. 재수생 심민재군도 “한 질문에 지문 2개가 나오는 등 새로운 유형이 있었지만 모의평가보다는 쉬웠다”고 말했다.

■ 수리 영역 ‘가’·‘나’형 모두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좀더 쉬웠다는 분석이다. 학생들이 까다롭게 생각하는 보기 문항이 가형 4문항, 나형 2문항으로 지난해보다 적었다. 자연계 학생들이 치르는 가형은 기본개념과 원리를 이용하면 쉽게 풀리는 문제들이 많았고,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나형은 확률 및 통계와 관련된 실생활 문제가 많이 나왔다. 또 여러 개념을 통합해 묻기보다는 하나의 개념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문제가 많았다.

중위권인 서울 세화고 3학년 정아무개군은 “수리는 크게 어렵지 않아 대체적으로 평이했다”고 말했다. 중동고 3학년 민아무개군은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통계와 경우의 수 부분이 약간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 외국어 영역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온라인 입시교육 업체인 메가스터디는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예고된 대로 고난도 유형인 빈칸 문제가 늘어났고, 전체적으로 지문이 길어져서 학생들이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문단을 재배열하거나 글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유형의 문제가 어려웠다는 평가다.

학생들도 올 수능에서 외국어가 가장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평소 성적이 상위권인 서울 계성여고 3학년 이아무개양은 “확실히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느껴졌다”며 “해석이 어려운 문장도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수능 난이도 비교

■ 탐구 영역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탐구 영역은 등급이 안정적으로 산출될 수 있도록 쉬운 문항과 어려운 문항을 적절히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들은 과학탐구에서 일부 어려운 문제가 나와 수험생들의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리는 전반적으로 문항의 길이가 길었고, 생물은 자료 해석을 요구하는 문제가 상당수 출제됐다. 사회탐구 영역은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춘재 이경미 김민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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