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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마저도 승자독식의 불평등한 파레토 법칙?

등록 2009-12-14 15:01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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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도] 파레토의 법칙이 학교에서도 적용되고 있었다니!
이 기사를 쓴 김예린 기자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청소년 기자입니다. 기사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파레토의 법칙이 학교마저도?

파레토의 법칙을 아시는지? 전체 결과의 80%는 전체 원인 중 20%에서 비롯됐다는 법칙이다. 요즘에는 일부 백화점이나 명품 관에서도 파레토의 법칙에 따른 매장운영을 하고 있다. ‘20%의 VIP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올려준다’는 골자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도 ‘한명의 영재가 만명의 둔재를 먹여 살린다’는 기업 경영 방침을 발표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빌프레도 파레토가 발견한 이 법칙은 우리 사회에 적용되고 있지만, 쉽게 인정하고 싶진 않은 ‘불평등한 법칙’이다. 전체 국민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옳다고만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만 적용되는 승자독식의 법칙이라고 생각하진 마시라. 이미 우리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파레토의 법칙’은 공공연하게 적용되고 있다.

학교에서 적용되는 파레토의 법칙

학교에서 실행되는 ‘심화반 운영’만 봐도 알 수 있다. 공부를 잘 하고 의욕있는 학생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하지만, 학교의 심화반 운영은 철저하게 폐쇄적이고 나머지 80%의 학생을 완벽하게 배제한다. 가능성 있는 아이들만 추려서 명문대에 보내겠다는 심보다.

나머지 학생들은 학교에서도 소외 당해야 하는 것인가? 학교마저 뒤처지는 아이들을 챙겨주지 않는다면, 그 학생들을 사회가 보듬고 품어주길 바라는 것인가? 학교는 기업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벌써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해서도, 강요해서도 안 되는 공간이 바로 학교이다.

심화반 아이들의 이름만 알고 있는 선생님들도, 그들에게만 특별한 공부환경과 커뮤니티 형성을 장려하는 학교의 정책도 나머지 청소년들에게는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학교 측에서는 나름 경쟁의식 고취와 학업의욕을 북돋아 주기 위해 그러한 방침을 고수한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회는 정정당당히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벌써부터 심화반 학생들에게만 각종 경시대회 정보와 외부기관의 상을 유리하게 탈 수 있게 하는 경로가 마련되어있어 나머지 학생과는 출발 지점부터가 다르다.

학교와 사회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예뻐하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다. 그들도 노력을 하고 꿈을 향해 열심히 뛰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머지 80%의 학생들에게는 더욱 더 관심을 쏟아 부었어야 했다. 최소한 정보에 있어서 만큼은 뒤쳐지지 않게 해주어야 하고, 공부의욕을 높이기 위해 각종 상담프로그램이나 적성검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학생들에게 무조건 공부를 잘 하라고 다그쳐서도 안되고, 성공은 성적순이라고 협박을 가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성적에 자신이 있는 학생이라면 자신에 대한 믿음도 확고하고, 학업과 학교 생활에 대해 참여의식이 높지만 이미 자기 자신을 불신하고 학교와 사회에 대해서 패배의식을 안고 있는 학생이라면 잔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더욱더 교사들이 관심을 갖고 이해를 해 주어야 한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더 이상 파레토의 법칙이 증명되지 않도록

방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 도 있다. 담임과의 면담시간을 좀 더 자세하고 학생의 개개인 위주로 하여야 한다. 요즘 많은 교사들은 단지 생활기록부의 성적이나 학생이 대충 적어놓은 ‘관심사항란’위주로 평균 5~6분 정도의 면담을 한다. 이러한 사제 면담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시간 낭비일 뿐이다. 면담이 학기초를 거치는 통과의례일 뿐, 실질적인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생도 교사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는, 담임이 주도적으로 자신이 맡은 반에서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라고 해서 굳이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간단한 앙케이트 조사나, 인생살이에 관한 종례 조회 5분 여담 등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면 학생들에게 물어본다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학교가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는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간의 수평적인 아고라가 형성되어야 한다.

김예린 기자 qmfflsek@naver.com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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