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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7살 아이를 위해 살아온 1년, 하길 잘했어요”

등록 2009-12-16 15:43수정 2009-12-16 15:48

지난 1년 간 7살 아이에게 멘토활동을 한 박슬기 양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지난 1년 간 7살 아이에게 멘토활동을 한 박슬기 양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대학생 리포트] 봉사연합동아리 ‘사랑터’ 박송이(21)양 인터뷰




겨울만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봉사, 기부 소식들. 이 시기면 하루 봉사활동도 늘어난다. 반대로 꾸준하게 봉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 1년이라는 시간동안, 봉사활동을 해온 대학생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그는 대학생봉사연합동아리 ‘사랑터’에서 활동하는 박송이(21)양이다. 사랑터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광운대, 연세대, 중앙대, 경원대, 성심여대, 삼육대, 경희대,항공대 등 9개학교 20명이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로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멘토를 하고 있다.

박 양은 “어려운 사람을 위한 봉사활동을 찾다가 사랑터에서 활동하게 되었다”며 “7살 학생을 교육하고 있는데, ‘남남’이라서 친척보다 더 책임감이 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양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사랑터는 어떤 곳인가요?

보육시설의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놀기도하는 멘토 동아리에요. 저희 동아리의 첫 시작은 1기이신 고대와 이대 선배들이 미팅에서 만나, 봉사활동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계기로 동아리로 묶여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현재는 28기가 운영하고 있어요.

주로 하는 활동은 보육시설에서 각자 한 명의 아이와 짝을 지어 주2회 멘토를 하죠. 한달에 한 번 전체가 모여 평가를 하고, 계획도 세워요. 그밖에 아이들과 진행하는 MT, 체육대회 등이 있고, 올해는 아이들이 페인트를 가지고 우산과 페인트에 자유롭게 그리는 행사도 했어요.

Q.어떻게 사랑터와 함께하게 되셨나요?

1학년 때 다른 동아리에서 활동했었어요. 친구랑 둘이 찾아가서 면접도 보고 활동을 하다가 동아리 본분(?)보다 술자리가 많아 만족감을 못 느끼고 나왔어요. 그러다 너무 심심하기도 하고, 사람이 그리워졌어요.

여대를 다니니까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고 싶어서 연합동아리를 생각했죠. 어떤 동아리에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한 봉사를 찾아보게 되었어요. 이곳저곳 인터넷에서 봉사 단체들에 일일이 전화를 해보았죠. 이전 동아리 경험도 있고 저도 부담되는 동아리는 가기 싫었어요. 그때 저의 기준은 전화였어요. 전화받을 때 친절하게 받는가, 상담을 어떻게 해주는가를 보고, 편한 곳을 찾아봤죠. 그때 시험기간이라 새롭게 인원을 뽑는 곳이 없더군요. 저희 동아리는 상시모집을 해서 인연이 닿았죠.

이때 혼자 찾아갔는데, 혼자라서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봉사를 하는 분들이라서 그런지, 첫만남에서부터 겁먹은 저를 인간미있게 대우해 주셨어요. 지금도 가족 같은 분위기로, 같은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게 좋아요.

Q.박송이 양은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제 짝은 7살 남자아이 에요. 또래 아이들보다 똑똑해요. 수학을 금방금방 배워서 구구단을 벌써 외웠어요. 읽기는 잘하는 데 쓰기는 좀 어려워해서, 가르치기가 좀 어려워요. 쓰는 것도 중요하니까 잘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죠.

공부는 국어나 수학을 같이하고 책을 읽어주곤 해요. 놀 때는 오목을 두기도 하고 종이접기, 그림 그리기를 해요. 빙고를 가장 좋아하죠. 가끔 힘들 때도 있어요. 제가 아이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종사촌 동생들을 어려서부터 대해와서, 애들 다루는 데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었죠. 만나보니 어렵더라고요.

기분 상해서 수업을 안 할 때가 가장 어려운데, 어리다보니까 감정 기복이 심하거든요. 한번은 ‘이제는 다시 안 올 거’라고 나가버린 적도 있었는데, 안 잡더라고요. 나갔다가 끝날 시간에 돌아오니까 아이도 좀 진정된 상태여서 잘 이야기 해준 적이 있었죠.

한 아이를 맡다 보니 성격이나 장점, 단점도 보이고 잘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커요. 사촌들은 가족이라 편한데 아이들은 상황도 다르고 남남이니까 더 책임감이 들어요.

대학생연합동아리 ‘사랑터’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대학생연합동아리 ‘사랑터’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Q.1년 여의 봉사활동을 해보시니까 어떤가요?

저 스스로 성장한 것이 느껴져요. 처음에는 교육만 해주고 온다는 가벼운 마음이어서, 학업이 바쁠 때 시간을 미루려고 했어요. 근데 일주일에 두 번가는 봉사시간을 미루려고 하면, 아이의 마음이 닫혀 버릴 수 있는 거에요.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아이가 마음을 안 주는 것 같아서 내심 고민이었어요. 그런데, 설날에 보육원에 갔더니 쪼르르 달려와 손에 무얼 쥐여 주는 거예요. 그날 수업 때 만들었던 복주머니에 먹을 걸 넣어주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동안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아이의 생각이 대견스럽기도 해서 감동을 많이 받았죠.

학교생활도 바쁘고 봉사도 오래하니 할 만큼하고 느낄 만큼 느낀 것 같아, ‘다른 걸 해봐야 하지않나’라는 생각에 그만둘 고민도 했어요. 실제 학업이 바쁘니까 주 2회를 지키는 것도 부담이었어요.

회장에게 이야기하니까 “해라, 그냥”이라는 거에요. 아무튼, 제가 지금 그만두면 2년 동안 함께 아이가 ‘버려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았어요. 정이란 것이 끊기 어려워서, 지금은 임기 끝날 때까지 열심히 활동할려고 마음을 굳혔어요.

Q.임기를 마치면 어떤 계획이 있나요?

올해 동아리 활동을 정리하는데, 이제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려고요. 사랑터에서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 얻은 큰 힘을 가지고, 이제는 공부에 전념할 겁니다. 3학년부터는 진로준비에 치열할거에요.

신철훈 기자 shin2na@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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