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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전우치 리뷰] 이익을 추구하는 상인이 백성을 먹여살릴 수 있단 말인가

등록 2009-12-29 15:56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사회일반] 영화 전우치로 보는 우리사회
재밌는 영화,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어

며칠전에 영화 전우치가 개봉해서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필자가 좋아하는 임수정이나 강동원 같은 배우들이 나와서 기대를 많이 했었다. 전우치가 신선들 때문에 5백년 간 그림 속에 갇혀있다가 다시 튀어나오면서 5백년 전 조선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 현대 모습에 당황해 하는 모습이나, 세명의 신선(김상호, 송영창, 주진모 분)들과 유해진의 맛깔스런 코믹연기 덕분에 영화 보는내내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영화 자체의 재미도 재미지만 그보다 필자의 눈길을 끈것은 주인공 전우치가 우리 현대사회를 처음 접하면서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신선들에 의해 5백년간 갇혀있다 깨어나서 신선들이 5백년 전의 조선과 지금이 무엇이 다른지 설명을 해준다.

지금은 왕이 없고 상인들(기업인)들이 장사를 해서 사람들을 먹여살린다고 하자, 전우치는 상인들은 이익만 좇는 이들인데 그들을 어찌 믿느냐고 반문한다. 실제로 전우치는 조선 중종때 존재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물건의 이동이 활발해지고 상업이 발전하여 화폐경제가 발달한 조선 후기와 달리 조선 중기까지는 상인들을 눈앞의 이익만 좇는다고 하여 천시하는 분위기 였다. 국민의 행복, 편안을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시기에 살았던 사람이니 이런말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전우치, 한국 현주소가 담겨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이 대사를 통해 현 시대를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처음으로 기업인 출신의 이모 씨가 대통령이 되었으나, 지금 국민은 편안한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E1, SK가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등 6개 액화석유가스(LPG)공급회사에 판매가격 담합 혐의로 과징금 4094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지난 6년간 6개업체들이 서로 정보교환을 통해 가격담합을 해왔음을 밝혔고 이들 업체가 폭리를 취해 얻은 이익은 모두 2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격 담합덕에 얻은 이익은 20조 원정도인데 과징금은 10%도 안되는 것이다. 액화석유가스(LPG)는 730만 취약가정과 식당 그리고 230만 택시와 장애인 승용차에 공급된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폭리를 취하고 게다가 정부는 SK에너지가 가격담합을 자진신고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100% 면제해주었다. 화가 나다 못해 우습기 까지 한다.

도둑질을 해도 자수했으니 용서해준다는 식이다. 사실 기업들의 가격담합으로 과징금을 내는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기업들이 가격담합으로 적발되던 꼭 누군가는 걸리는데 정부는 항상 솜방망이 처벌을 하니 택시업계에서는 노사공동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중이고 참여연대 역시 액화석유가스(LPG)를 쓰는 소비자들을 모집해 업체들을 상대로 피해보상소송을 준비중이다.

다시 영화로 눈길을 돌리면 전우치와 원수지간인 도사 화담을 추종하는듯한 어느 국회의원(이대로 분)이 자신이 받은 뇌물을 숨긴 사무실에 있는 전우치를 보고 당황해서 하는말, “너 시민단체냐? 내가 3선의원이야!”

이건 영화의 한장면이기도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요즘 뉴스만 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한명숙 전 총리가 5천만원가량의 뇌물수수혐의로 현재 검찰에서 수사중이고(실제로 뇌물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확인되진 않았지만) 게다가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역시 2억원정도의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가 진행중이다. 정치인들의 뇌물수수 역시 항상 뉴스에서 지겹도록 나오는 단골메뉴인 것은 다들 아시리라 믿는다. 영화 전우치는 지금 우리의 현실을 비판해보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코미디 영화에서 쉽게 볼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정치가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한수 기자 tlqkfrla@naver.com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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