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열 최대 48.9% 선발…“외고 유리한 전형 늘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올해 합격자 가운데 외국어고 출신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의 경우 인문사회계열 합격자의 절반가량이 외고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전국 30개 외고의 2010학년도 대학 합격자 통계를 입수해 분석한 자료를 7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서울대는 2010학년도 전체 모집정원 가운데 외고 출신 합격자 비율이 9.8%로 2009학년도의 8.4%에 견줘 1.4%포인트 늘었으며, 연세대는 지난해 19.2%에서 올해 29.1%로 9.9%포인트, 고려대는 18.6%에서 25.2%로 6.6%포인트 증가했다.
외고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인문계열의 경우 외고 출신 비율의 증가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대는 올해 인문계 합격자(1123명) 가운데 외고 출신(272명) 비율이 24.2%로, 지난해의 21.6%보다 2.6%포인트 늘어났다. 연세대는 올해 인문계열 모집정원(1731명) 가운데 외고 출신 합격자(846명) 비율이 48.9%로 지난해의 36.1%보다 12.8%포인트나 늘어나, 인문계열 신입생 중에서 외고 출신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고려대는 지난해 34.1%에서 올해 41.3%(1884명 중 779명)로 7.2%포인트 증가했다.
권영길 의원은 “주요 대학들이 외고 출신을 선호해 이들에게 유리한 전형의 정원만 계속 늘렸기 때문”이라며 “대학 입시에서 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본고사를 금지하는 ‘3불 정책’이 폐지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각 학과의 특성에 맞춰서 전형을 만들었고, 그 기준에 맞게 신입생을 선발했을 뿐 외고 출신을 특별히 선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우리 대학에서 만든 자료가 아니라서 뭐라고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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