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 10. 정의를 이해한 뒤 규칙성 찾자 낯선 기호를 써서 정의를 내린 뒤, 그 정의에 따라 문제를 풀라고 한다. 문제 안에서 정의를 내리기 때문에 길이가 길어지고 복잡하며 낯설다. 아이들은 “앞에서 배우지 않은 것이라 못 풀겠다”며 손사래를 친다. 배우지 않은 내용을 출제하진 않는다. 그렇게 느낄 뿐이다. 문제의 뜻을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면 규칙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규칙을 따라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을 논리적으로 이끌어내면 단순한 계산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자연수 전체의 집합 N에서 N으로의 두 함수 f, g를 f(n)=(2ⁿ의 일의 자리의 숫자), g(n)=(3ⁿ의 일의 자리의 숫자)로 정의할 때, f(200)과 g(250)의 값을 구하여라.” 이 문제는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정의에 따라 실제 값을 대입해 함수 f, g의 규칙을 찾을 수 있다면 아무리 큰 수가 나와도 원하는 값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먼저 정의를 이해해야 하는데, 기호를 우리말로 풀어보면 쉽다. ‘2ⁿ의 일의 자리의 숫자’를 ‘2를 거듭 곱했을 때 나온 값의 일의 자리의 숫자’로 바꾸면 이해가 쉽다. 다음엔 실제 값을 하나씩 넣어 규칙성을 찾자. 2¹=2이므로 f(1)=2, 2²=4이므로 f(2)=4, 2³=8이므로 f(3)=8, 2⁴=16이므로 f(4)=6, 2 ^5=32이므로 f(5)=2가 된다. f(5)=2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2가 계속 거듭 곱해져도 일의 자리 숫자는 ‘2, 4, 8, 6, …’으로 4개씩 반복됨을 알 수 있다. 2 ^200은 손으로 계산할 수 없다. 이럴 땐 규칙을 써서 추론해야 하는데, 200이 4로 나눠떨어지는 것에서 반복수의 마지막 수 6이 f(200)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함수 g(n) 역시 같은 방법으로 반복수를 확인할 수 있는데, 250을 4로 나누면 2가 남기 때문에 f(250)은 반복수의 두 번째 수인 9가 됨을 알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문제들은 시험에서 많이 출제되고 있고, 많이 틀리는 문제다. 하지만 아무리 복잡하고 낯설어 보이는 문제라 해도 푸는 방법은 반드시 있다. 낯선 길을 갈 때 지도를 펴고, 하나하나 대조해가며 길을 찾는 마음으로 풀어보자. 장이지 1318 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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