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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많이·빨리 ‘금물’ 생각하며 읽어라

등록 2010-07-04 16:47

글쓴이와 시각차이 정리해보면
기억 오래남고 이해수준 높아져
김창석 기자의 서술형 논술형 대비법 /

⑦ 글을 제대로 읽는 것이 우선이다
⑧ 글을 읽자마자 5개의 질문을 만든다
⑨ 글쓴이의 생각을 생각한다

글쓰기를 잘하려면 읽기와 생각하기를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은 앞서 밝힌 바 있다(‘④ 글은 손가락 끝에서 나오지 않는다’ 참조). 그런데 생각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그려보려 해도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구체적인 생각하기의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생각하기를 따로 하기는 힘들다. 명상하듯이 생각을 정리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생각하기는 따로 시간을 내어 하는 게 아니라 읽을 때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생각하면서 읽기’가 필요한 셈이다. 생각하면서 읽으려면 우선 많은 양을 짧은 시간에 읽으려고 하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 정확하고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하는 읽기 수준을 지닌 아이에게 속독법부터 가르치는 것은 그런 점에서 보면 몰상식한 일이다. 독서에서도 양을 따지는 풍토가 생긴 것은 무엇이든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성장 위주, 규모 위주의 사고방식 때문이다. 물질적 생산 분야에서는 그렇지만, 정신적 생산 분야에서는 정반대로 접근해야 한다.

많은 분량을 읽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즉흥적 읽기’를 피하고 ‘반성적 읽기’를 해야 한다. 즉흥적 읽기는 자신의 생각과 글쓴이의 생각을 분명히 구분하지 않고 구절과 구절을 대충 읽는 방식이다. 대충 읽게 되면 읽은 내용이 머릿속에 조각나 남아 있게 된다. 전체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또 비판적인 관점에서 읽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글쓴이의 생각이 일치하는 내용만이 머리에 남게 된다.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 읽기 때문에 내용이 잘못된 것도 알지 못한다.

반성적 읽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글쓴이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구분하면서 읽는다는 데 있다. 글쓴이의 생각을 충실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가면서 읽어야 기억에도 오래 남고, 이해의 수준도 높아진다. 성실하게 읽는 태도도 필요하다. 글쓴이의 생각을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생각과 연관 지으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읽다 보면 읽은 내용이 분명해지고, 정확해진다. 타당한 내용인지를 따지게 된다. 읽는 내용이 깊어지는 동시에 넓어지게 된다. 시간은 많이 들지만, 생각하는 힘을 얻게 된다.

마음을 조절하면서 읽는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 읽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면 읽는 수준을 늦춰야 한다. 브레이크를 서서히 걸면서 읽는 것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읽어야 한다.

독서 뒤에 질문을 만들어 보면 생각하면서 읽는 수준이 결정적으로 높아진다. 내용 이해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질문의 내용은 각자가 다양하게 정할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글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사례를 자신의 경험 속에서 찾을 수 있는가. 자신의 사례에서 찾아진 내용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직접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이라면 간접경험의 사례 속에서 찾아보라고 하는 것도 좋다.

둘째, 글에 나온 내용과 내 생각이 같은 점은 무엇인가, 또 다른 점은 무엇인가. 대충 읽으면 같은 점만 기억하지만, 꼼꼼히 읽으면 다른 점까지도 비교하면서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점을 언급하면서 읽은 내용은 입체화된다.

셋째, 글쓴이는 왜 글에 나온 내용을 얘기했다고 생각하는가. 글쓴이가 그렇게 말한 이유나 목적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글을 쓴 목적을 생각하다 보면 배경도 이해할 수 있고, 사회적 맥락도 짐작해볼 수 있다.

넷째, 글에 나온 내용을 다른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표현의 방법은 다양할수록 좋다. 글 내용을 표나 그래프, 그림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시각물은 생각을 입체화하는 데 유용하다. 시각물로 만드는 과정에서 사고는 재구조화 과정을 겪는다. 아이들에게 읽은 내용을 마음껏 표현해보라고 하는 방식이다.

다섯째, 읽은 글에 표시를 한다면 어떤 표시를 하고 싶은가. 느낌표나 물음표, 동그라미, 밑줄 등을 자유롭게 표시해 보라고 하는 식인데, 이는 읽은이가 교재와 상호교감함으로써 읽은 내용에 대한 이해의 폭을 자연스럽게 넓히는 방법이다. 모르는 내용과 감동을 받은 내용 등이 확연히 구분되는 효과가 있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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