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진학수기
[함께하는 교육] 고등학교 진학수기 /
경북기계공고 1학년 김광래군
경북기계공고 1학년 김광래군
지난해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점점 고등학교 진학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진로에 관해 정확한 목표를 정하지도 않았고, 생각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학교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어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갈 성적은 됐지만, 고등학교에 가면 비슷한 성적을 갖춘 친구들이 모이기 때문에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공업고등학교에 가려고 하니 전공을 정하기에는 아는 게 없었고 어떤 전공을 결정해야 하는지 고민도 많이 됐다. 그때 대구에서도 마이스터고가 새로 생기기 시작했다. 경북기계공고가 마이스터고로 바뀌게 됐고 학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가장 좋았던 점은 1학년 때 모든 전공을 배우고 2학년에 올라갈 때 자기 전공을 정한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전공을 공부한 뒤 전공을 결정할 수 있어 아직 전공에 대해 아는 게 없던 내게 딱 맞는 학교 같았다. 그래서 경북기계공고에 지원을 하기 위해 부모님에게 말씀을 드렸다. 아버지는 경북기계공고 진학에 긍정적이었지만, 어머니의 반대가 좀 심했다. 막연히 공업고등학교라는 이유로 반대를 많이 한 것 같다. 공고는 수업분위기가 좋지 않고 학업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이번에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서 내신성적도 좋아야 들어갈 수 있다고 설득을 했다. 담임선생님과의 진학 상담에서도 경북기계공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고 마침내 일반전형에 원서를 넣기로 했다. 어머니도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한 뒤 경북기계공고 지원에 찬성해 주었다.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지원자가 1000명이 넘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 가운데서 300명만 뽑기로 되어 있었다. ‘내가 과연 합격자 명단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다. 학생 3명이 함께 들어가 면접을 봤는데 긴장이 되었는지 질문에 대한 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면접을 본 뒤 필기시험도 봤다. 학생의 창의력을 확인하고 컴퓨터 관련 기초지식 등을 묻는 시험이었다. 필기시험은 비교적 수월하게 본 것 같았다. 며칠 뒤 합격자 발표가 있었고 인터넷에서 합격자 명단에 올라간 내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이스터고 1기 학생이 된 지금 원하는 학교에 다니게 되어 매우 만족스럽다. 반대가 심했던 부모님도 마이스터고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학교가 큰 편이라 실습공간도 넓고 장비도 잘 갖춰져 있다. 일주일에 14시간씩 실습을 하기 때문에 많은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 같다. 집에 오면 밤 9시가 넘을 정도로 하루 일과가 빡빡하기도 하다. 방과후 수업으로 토익을 공부하고 있고 졸업인증을 받으려면 7개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기계 계열과 메커트로닉스 계열로 나뉘어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한다. 나는 금속가공에 관심이 많아 그쪽으로 전공을 택할 예정이다.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전공을 조금씩 발전시켜 훌륭한 마이스터가 되고 싶다.
경북기계공고 1학년 김광래군
경북기계공고 1학년 김광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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