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트리나 폴러스 지음김석희 옮김/시공주니어
[함께하는 교육] 우리말 논술 /
중학진로독서
중학진로독서
[난이도 수준-중2~고1]
11. 초정리 편지
12. 꽃들에게 희망을
13. 인권 변호사 조영래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작가 조각가이자 운동가이다. 국제여성운동단체인 ‘그레일’(The Grail) 회원으로 14년 동안 공동 농장에서 일했으며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조각품을 만들어 팔았다. 이집트의 아흐밈에 여성 자수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일을 도왔고, 콜로라도의 산에서 영구 경작법을 배우면서 6개월을 보내기도 했다. 지금은 집에서 식량과 소망과 황제나비를 키운다. 이 집은 유기농법 식품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소규모 환경 센터이기도 하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1972년 처음 출간된 뒤로 30년이 넘는 동안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내용 나뭇잎을 뜯어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던 작은 호랑 애벌레가 하루는 먹는 일을 멈추고 생각한다. “삶에는 먹는 것 말고 다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고. 호랑 애벌레는 오랫동안 먹이와 그늘을 제공해 준 나무에서 내려와 길을 떠난다. 그러던 어느 날 호랑 애벌레는 수많은 애벌레들이 뒤엉켜 쌓아올린 기둥을 발견한다. 꼭대기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고 왜 위로 올라가는지조차 모르지만 애벌레들은 기를 쓰고 올라가고 있다.
호랑 애벌레는 꼭대기에 자신이 찾고 있는 그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아 자신도 다른 애벌레들에게 짓밟히고 차이고 또 짓밟기도 하면서 꼭대기를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한참을 오르던 호랑 애벌레는 노랑 애벌레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서로 사랑을 느끼게 되었고, 둘은 기둥에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고 내려온다.
한동안 둘은 풀밭에서 신나게 놀며 서로 열렬히 사랑을 나누지만 호랑 애벌레는 여전히 오르지 못했던 기둥 꼭대기의 비밀을 알고 싶어 한다. 결국 호랑 애벌레는 기둥에 오르기 위해 노랑 애벌레 곁을 떠난다. 홀로 남은 노랑 애벌레는 여기저기 다니다가 어느 날 늙은 애벌레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을 보는데, 늙은 애벌레는 자신이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를 만드는 중이라고 말한다.
고치를 만드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꽃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날라다 주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늙은 애벌레의 말을 듣고, 노랑 애벌레는 두려웠지만 희망을 품은 채 나비가 되기 위해 실을 뽑아내어 고치를 만들기 시작한다.
한편 호랑 애벌레는 독하게 마음먹고 애벌레들을 밟으며 기둥 위를 올라간다. 하지만 기둥의 꼭대기에 거의 다 이르러서야 그는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과 그토록 고생해서 올라온 기둥이 수천개의 기둥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망하고 있던 그의 앞에 눈부신 날개로 자유롭게 기둥 주위를 맴돌고 있는 나비가 나타나는데 바로 노랑나비였다. 어렴풋이 노랑 애벌레임을 알아차린 호랑 애벌레는 기둥을 내려와 자신도 용기를 내어 고치를 만들기 시작했고 어느 날 그 역시 눈부신 나비가 되었다.
■ 깊이 생각하기 이 책에서 오래도록 독자의 눈을 사로잡은 그림은 바로 거대한 애벌레 기둥일 것이다. 모두들 기둥의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남들이 올라가니까 막연히 좋은 게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덩달아 올라가는 것이다. 애벌레들은 서로 다른 애벌레를 짓밟고 상처를 주면서 기를 쓰고 올라간다. 심지어 다른 애벌레를 기둥 아래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런데 기둥 꼭대기에는 사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곳에 도달한 애벌레들은 실망과 분노를 느낀 채 아래로 떨어져 죽음을 맞는다. 애벌레 기둥이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조바심으로 무한 경쟁 체제에 휩쓸려 의식 없이 살아가는 모습, 또 온 힘을 다해 정상에 올랐지만 금세 허망하게 경쟁에서 밀려서 절망에 시달리는 모습이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과 닮지는 않았는가. 하지만 노랑 애벌레는 다른 길을 선택한다. 그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길을 떠났고, 고치를 만들고 있는 늙은 애벌레를 만난다. 노랑 애벌레는 처음엔 애벌레가 나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얼른 받아들이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솜털투성이 벌레일 뿐인데, 그 속에 나비가 한 마리 들어 있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하고 묻는 노랑 애벌레에게 늙은 애벌레는 “하나의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간절하게 날기를 원해야 돼”라고 대답한다. 노랑 애벌레는 “날개를 가진 멋진 존재로 변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는데, 어떻게 하나뿐인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단 말인가?” 하고 망설이지만 이내 용기를 내어 고치 만들기를 시작한다. 노랑 애벌레가 다른 애벌레들과 다른 점은 존재의 가능성을 믿었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서는 꿈틀대는 벌레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아름다운 나비가 될 그 무엇이 들어 있음을 믿은 것이다. 노랑 애벌레는 자신 안의 가능성을 믿고 투신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 주었다. 여기서 용기는 자기 존재의 가능성을 긍정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 결단을 내리는 자세이다. 고치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노랑 애벌레는 “어머나, 나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니! 용기도 생기는걸. 내 속에 고치의 재료가 들어 있다면 나비의 재료도 틀림없이 들어 있을 거야”라고 외친다. 이렇듯 희망을 향해 결단을 내리는 순간 자신 안에서 용기가 솟아남을 느낄 수 있다. 늙은 애벌레가 들려주는 희망은 바로 나비가 되면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애벌레들끼리의 사랑보다 훨씬 좋은,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사랑이다. 자기 존재에 희망을 갖는 것이 곧 타인에게도 희망이 된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일은 개인적인 꿈을 이루는 일도 되지만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 즉 널리 많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동선을 지향하는 일이다. 이 이야기는 ‘선택’의 중요성을 들려준다. 호랑 애벌레는 노랑 애벌레를 떠나 기둥에 오르기로 선택했다가 꼭대기에서 허무감과 절망감을 느꼈다. 그렇지만 노랑나비를 본 후 마음을 돌려 다시 내려오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나비가 될 수 있었다. 무엇을 선택해야 옳은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혹시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그것을 포기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혜요, 용기일 것이다.
■ 책 속에 나 있다 기를 쓰고 오르는 애벌레 기둥…꼭대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베스트 원’이 아니라 ‘온리 원’을 적잖은 청소년들의 꿈은 부자가 되는 것이다. 돈이 많아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돈이 아주 많으면 무엇을 할 거냐고 물으면 일단 돈을 많이 번 다음에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돈이 많이 생기면 직장에 다니지 않고 그냥 놀고먹을 거라고도 한다. 부자 되기를 인생의 목표로 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부자가 되려면 특별한 유전자를 지녀야 하는 건 아닐까. 부자 되는 법을 다룬 책들의 공통점은 다음 몇 가지다. 첫째, 부자가 된 사람들은 삶의 목표를 부자가 되는 데에 두지 않았다. 부자가 되기 위해 일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돈이 쌓였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일을 할 때 항상 즐겁게 했고, 잘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둘째, 그들은 부자가 될 만한 환경에서 성장한 게 아니다. 부모가 부자였던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평범한 가정이 더 많았다. 즉, 부자들은 특별한 유전자를 가졌거나 특별한 환경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부자가 될 잠재성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셋째, 부자가 된 사람들은 남들과 견주어서 무엇을 잘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른 것을 추구했다. 남과 경쟁해 일등을 하려 하기보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노력했다. ‘베스트 원’(Best one)이 아니라 ‘온리 원’(Only one)으로 살려 한 것이다. 넷째, 부자가 된 이들은 모두 책벌레였다. 세계적인 부자들은 학력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모두가 독서광들이다. ‘열정적인 학습자’가 되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2000년 전의 당나라 시인 두보도 시 앞 구절에서 ‘부귀필종근고득’(富貴必從勤苦得)이라고 읊었다. 부귀를 얻으려면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신나게 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아야 한다. 또 남과 다른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책을 열심히 읽어 전문성과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 그렇다면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만이 의미 있는 삶일까? 이 책에서 애벌레는 편안함 속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다. 애벌레로 남는 것은 떼쓰는 아이와 같은 삶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 나비가 된다는 것은 자신 안의 유치함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나비가 된다는 것은 나비가 꽃들에게 희망의 존재가 되었듯이, 나 아닌 다른 것, 이웃과 공동체에 공헌하는 삶을 말한다. 우리 삶은 무엇인가에 공헌할 때 보람이 있다.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은 자칫 무의미하고 공허한 삶이 될 수 있다.
■나대로 책 읽기
대방중 1학년 성효정
이 책에 나온 애벌레들을 분류해 보았다. 늙은 애벌레와 노랑 애벌레, 호랑 애벌레, 그리고 나비가 되지 못한 수많은 애벌레들, 이렇게 네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늙은 애벌레는 우리 사람으로 치면 스승과 같은 존재이다.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애벌레가 어떻게 살아야 옳은 것인지를 알고 있다. 애벌레는 나비가 됨으로써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될 때 훌륭한 삶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노랑 애벌레이다. 처음에 노랑 애벌레는 꿈틀거리는 애벌레가 나비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노랑 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들과 다른 뭔가가 있었다. 호랑 애벌레를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호랑 애벌레를 따라 다시 애벌레 기둥으로 가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사랑한다면 따라가고 싶을 텐데 말이다. 서로 생각이 다르면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노랑 애벌레가 늙은 애벌레의 말을 믿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냥 애벌레로 살다가 죽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호랑 애벌레에게 나비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랑 애벌레는 해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늙은 애벌레의 말을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내가 노랑 애벌레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두운 고치 속으로 들어갈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아니 고치 속에서 나비가 만들어져서 날게 될 거라고 믿을 수나 있었을까? 나는 눈으로 보지 않거나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얼른 믿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성공한 사람들이 “나 이렇게 성공했다! 희망을 잃지 마라”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얼른 믿을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 희망은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희망을 품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긴다. 노랑 애벌레가 두려운 마음으로 고치를 만들고 나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듯이 말이다.
호랑 애벌레는 애벌레 기둥 꼭대기에 희망을 걸었다. 그곳에 오르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 도대체 꼭대기에 무엇이 있을 거라고 기대한 것일까? 사실 호랑 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들이 올라가니까 덩달아 따라 올라간 것 같다. 남들이 하니까 그게 중요한 것이라고 지레 생각해 버린 것이다. 그래도 다른 애벌레들과 다른 점은 나비가 되어 나타난 노랑 애벌레를 따라 기둥에서 내려온 것이다.
나비가 되지 못하고 애벌레 기둥에 오르다가 짓밟히고 상처 받고 결국 꼭대기까지 오르지만 다른 애벌레들에 의해 기둥 아래로 떨어져 죽는 수많은 애벌레들. 나도 혹시 그 애벌레들 중에 하나는 아닐까? 그들 중에도 늙은 애벌레를 만나 나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애벌레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믿지 않았을 것이다. 믿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나비가 될 수 없었다.
나는 나비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을 것이다. 나는 변호사가 될 꿈을 가지고 있다. 애벌레 안에 이미 나비가 될 만한 자질을 가지고 있었듯이 나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억울한 일을 겪거나 어른들이 공정하지 못할 때 내 마음속에서 불이 일어나는 걸 느낀다. 앞으로 어려움도 많겠지만 고치를 만들고 기다릴 줄 알아야 나비가 되는 것처럼 시련을 잘 이겨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노랑 애벌레는 막연하지만 희망을 품은 채 고치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 희망은 자신 안에 나비가 될 만한 가능성이 있음을 믿는 것이었다. 그리고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려면 고치라는 중요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려면 잠시 외부와 단절되어 고치 안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듯 자신 안의 가능성을 믿고 일정 기간 고치 안에서 기다리는 것은 모두 자기 내면에서부터 시작된 변화이다. 즉, 노랑 애벌레가 나비로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늙은 애벌레를 만나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 내면의 가능성을 믿고 고치가 되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외적 원인보다 내적 원인이 더 많이 작용했다는 뜻이다.
<철학은 내 친구>에서 저자는 모든 변화는 잘되든 못되든 일차적인 원인은 자기 내부에 있고, 그것이 이런저런 외적인 원인의 영향을 받아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콩 심은 데 콩 난다’고 하지만, 콩이 나려면 콩 내부에 싹을 틔울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은, 잘된 변화는 자기 내부에 원인이 있고, 못된 변화는 외부에 원인이 있다는 걸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잘되든 못되든 일차적인 원인은 자기 내부에 있으므로 무엇이 잘 안되었다면 먼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이 책 서문에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사회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 개인의 삶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 인간은 흔히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꿈꾸지만 그런 삶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사람은 누구나 수많은 제약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떤 인생관을 세우고 살아가든, ‘세계와 사람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가 자주 쓰지만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말들, 예를 들어 주관과 객관, 개별과 보편, 현상과 본질, 내용과 형식, 필연과 우연 등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또 철학이 왜 필요한지, 의식이란 무엇인지, 변화는 왜 일어나는지, 바르게 인식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등 철학적 의문들을 옛날이야기나 일상의 사례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공책에 내용을 요약·정리해 가면서 읽으면 뜻을 새기는 데 도움이 되겠다.
임성미 독서교육전문가,〈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저자 /
이승이 한샘글로피아 대표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1318class.com)공동기획
11. 초정리 편지
12. 꽃들에게 희망을
13. 인권 변호사 조영래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작가 조각가이자 운동가이다. 국제여성운동단체인 ‘그레일’(The Grail) 회원으로 14년 동안 공동 농장에서 일했으며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조각품을 만들어 팔았다. 이집트의 아흐밈에 여성 자수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일을 도왔고, 콜로라도의 산에서 영구 경작법을 배우면서 6개월을 보내기도 했다. 지금은 집에서 식량과 소망과 황제나비를 키운다. 이 집은 유기농법 식품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소규모 환경 센터이기도 하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1972년 처음 출간된 뒤로 30년이 넘는 동안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 깊이 생각하기 이 책에서 오래도록 독자의 눈을 사로잡은 그림은 바로 거대한 애벌레 기둥일 것이다. 모두들 기둥의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남들이 올라가니까 막연히 좋은 게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덩달아 올라가는 것이다. 애벌레들은 서로 다른 애벌레를 짓밟고 상처를 주면서 기를 쓰고 올라간다. 심지어 다른 애벌레를 기둥 아래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런데 기둥 꼭대기에는 사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곳에 도달한 애벌레들은 실망과 분노를 느낀 채 아래로 떨어져 죽음을 맞는다. 애벌레 기둥이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조바심으로 무한 경쟁 체제에 휩쓸려 의식 없이 살아가는 모습, 또 온 힘을 다해 정상에 올랐지만 금세 허망하게 경쟁에서 밀려서 절망에 시달리는 모습이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과 닮지는 않았는가. 하지만 노랑 애벌레는 다른 길을 선택한다. 그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길을 떠났고, 고치를 만들고 있는 늙은 애벌레를 만난다. 노랑 애벌레는 처음엔 애벌레가 나비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얼른 받아들이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솜털투성이 벌레일 뿐인데, 그 속에 나비가 한 마리 들어 있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하고 묻는 노랑 애벌레에게 늙은 애벌레는 “하나의 애벌레로 사는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만큼 간절하게 날기를 원해야 돼”라고 대답한다. 노랑 애벌레는 “날개를 가진 멋진 존재로 변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는데, 어떻게 하나뿐인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단 말인가?” 하고 망설이지만 이내 용기를 내어 고치 만들기를 시작한다. 노랑 애벌레가 다른 애벌레들과 다른 점은 존재의 가능성을 믿었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서는 꿈틀대는 벌레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아름다운 나비가 될 그 무엇이 들어 있음을 믿은 것이다. 노랑 애벌레는 자신 안의 가능성을 믿고 투신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 주었다. 여기서 용기는 자기 존재의 가능성을 긍정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 결단을 내리는 자세이다. 고치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노랑 애벌레는 “어머나, 나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니! 용기도 생기는걸. 내 속에 고치의 재료가 들어 있다면 나비의 재료도 틀림없이 들어 있을 거야”라고 외친다. 이렇듯 희망을 향해 결단을 내리는 순간 자신 안에서 용기가 솟아남을 느낄 수 있다. 늙은 애벌레가 들려주는 희망은 바로 나비가 되면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애벌레들끼리의 사랑보다 훨씬 좋은,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사랑이다. 자기 존재에 희망을 갖는 것이 곧 타인에게도 희망이 된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일은 개인적인 꿈을 이루는 일도 되지만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 즉 널리 많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동선을 지향하는 일이다. 이 이야기는 ‘선택’의 중요성을 들려준다. 호랑 애벌레는 노랑 애벌레를 떠나 기둥에 오르기로 선택했다가 꼭대기에서 허무감과 절망감을 느꼈다. 그렇지만 노랑나비를 본 후 마음을 돌려 다시 내려오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나비가 될 수 있었다. 무엇을 선택해야 옳은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혹시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그것을 포기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혜요, 용기일 것이다.
■ 책 속에 나 있다 기를 쓰고 오르는 애벌레 기둥…꼭대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베스트 원’이 아니라 ‘온리 원’을 적잖은 청소년들의 꿈은 부자가 되는 것이다. 돈이 많아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돈이 아주 많으면 무엇을 할 거냐고 물으면 일단 돈을 많이 번 다음에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돈이 많이 생기면 직장에 다니지 않고 그냥 놀고먹을 거라고도 한다. 부자 되기를 인생의 목표로 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부자가 되려면 특별한 유전자를 지녀야 하는 건 아닐까. 부자 되는 법을 다룬 책들의 공통점은 다음 몇 가지다. 첫째, 부자가 된 사람들은 삶의 목표를 부자가 되는 데에 두지 않았다. 부자가 되기 위해 일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돈이 쌓였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일을 할 때 항상 즐겁게 했고, 잘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둘째, 그들은 부자가 될 만한 환경에서 성장한 게 아니다. 부모가 부자였던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평범한 가정이 더 많았다. 즉, 부자들은 특별한 유전자를 가졌거나 특별한 환경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부자가 될 잠재성을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셋째, 부자가 된 사람들은 남들과 견주어서 무엇을 잘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른 것을 추구했다. 남과 경쟁해 일등을 하려 하기보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노력했다. ‘베스트 원’(Best one)이 아니라 ‘온리 원’(Only one)으로 살려 한 것이다. 넷째, 부자가 된 이들은 모두 책벌레였다. 세계적인 부자들은 학력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모두가 독서광들이다. ‘열정적인 학습자’가 되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2000년 전의 당나라 시인 두보도 시 앞 구절에서 ‘부귀필종근고득’(富貴必從勤苦得)이라고 읊었다. 부귀를 얻으려면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신나게 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아야 한다. 또 남과 다른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책을 열심히 읽어 전문성과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 그렇다면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만이 의미 있는 삶일까? 이 책에서 애벌레는 편안함 속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다. 애벌레로 남는 것은 떼쓰는 아이와 같은 삶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 나비가 된다는 것은 자신 안의 유치함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나비가 된다는 것은 나비가 꽃들에게 희망의 존재가 되었듯이, 나 아닌 다른 것, 이웃과 공동체에 공헌하는 삶을 말한다. 우리 삶은 무엇인가에 공헌할 때 보람이 있다.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은 자칫 무의미하고 공허한 삶이 될 수 있다.
■나대로 책 읽기
대방중 1학년 성효정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철학은 내 친구> 위기철 지음/정우열 그림/청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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