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박사>로렌스 엘리엇 지음곽안전, 민경식 옮김김경희 그림대한기독교서회 펴냄
[함께하는 교육] 우리말 논술 /
중학진로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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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수준-중2~고1]
14. 처절한 정원
15. 땅콩박사
16.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땅콩박사> 로렌스 엘리엇 지음 곽안전, 민경식 옮김 김경희 그림 대한기독교서회 펴냄 작가 및 역자 로렌스 엘리엇은 1966년에 카버 박사의 전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엘리엇은 카버 박사를 기억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회고를 수집해 책을 썼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 곽안전(Allen D. Clark) 선교사가 처음 번역해 출판한 뒤로 여러 번 개정을 거쳐 2008년 다시 나왔다. 곽안전 선교사는 190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한국으로 돌아와 1936년부터 1940년까지 농촌 선교를 하다가 일제에 의해 추방됐다. 6·25 전쟁 후 다시 내한해 1973년까지 한국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
내용 조지 워싱턴 카버는 1864년 미국 미주리 주에서 흑인 노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남북전쟁 직후였는데, 그는 부모가 누구인지도, 자신의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른 채 마음씨 좋은 백인 부부에게 입양됐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몹시 약해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지만, 호기심이 많았고 무엇이든 배우려 했으며 집안일도 능숙히 해냈다.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꽃을 키웠는데 절대 시들지 않았다. 사람들은 조지를 ‘식물 의사’라고 불렀다.
배움에 대한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그는 14살 때쯤 홀로 집을 나선다. 먹고 잘 곳이 없던 그는 학교 근처 어떤 집에서 집안일을 해주는 조건으로 머물게 됐다. 그곳 학교에서 더 배울 것이 없어졌을 때, 조지는 더 배우기 위해 ‘포트 스콧’으로 갔다. 그곳에서도 가정집에서 요리를 해주며 돈을 모아 근처 학교에 입학했다. 조지는 10년 동안 서부 지역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벌어 학교를 다니고, 그 학교에서 배울 것이 없어지면 길을 떠나곤 했다.
조지는 대학에 갈 만큼 공부를 했고, 대학에 원서를 내 합격했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대학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심프슨대학에 입학했고, 그 학교의 두 번째 흑인 학생이 됐다. 그곳에서 조지는 세탁소를 운영해 돈을 벌며 공부했다. 마침내 농학 및 식물세균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당시 흑인들의 대변자로 인정받고 있던 부커 워싱턴이 세운 ‘터스키기 흑인 학교’에서 교수로 46년간 재직한다. 그는 가난한 흑인 농부들의 살길을 열어주기 위해 목화 대신 땅콩을 심을 것을 권하고 이를 위해 300종이 넘는 땅콩제품을 개발했다. 고구마로 100개가 넘는 제품을 만들었으며 인조대리석과 합판, 염료, 인조합성고무 등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마하트마 간디, 헨리 포드, 토머스 에디슨과 같은 세계적인 지도자들과도 교류했으며, 헨리 포드는 카버 박사 박물관을 짓기도 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모은 재산 전부를 재단에 기부했고, 오늘날 미국 전역에 그의 이름을 딴 학교도 18개나 있다. 1943년 79살의 나이로 타계했다.
■ 깊이 생각하기 작가는 이 책의 첫 장에서 카버 박사를 “역사상 가장 훌륭한 미국인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링컨 대통령일 거라고 짐작하던 독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겠지만, 카버 박사의 긴 전기를 다 읽고 나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작가도 여러 번 언급했듯 “그 많은 일들을 다 한 게 맞을까?” 하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카버 박사는 수많은 일을 했다. 그는 남다른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났던 걸까. 그는 여러번 죽을 위기를 넘길 만큼 병약한 반면 식물에 관심이 많아 따뜻한 품성을 지닌 아이였지만 결코 천재는 아니었다. 그의 삶을 이끈 원동력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었다. 어려서부터 그는 호기심이 많고 뭐든지 배우기를 좋아했다. 배우고 싶어 열네 살의 나이에 스스로 집을 나왔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제도가 없어졌지만 흑인들이 다닐 학교는 없었다. 열네 살 소년은 돈을 벌어가며 학교에 다녔다. 그는 배우기 위해서 얼마나 고되게 일하고 얼마나 많이 걸었으며 얼마나 자주 살던 곳에서 떠나야 했던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자주 모욕을 받고 거절을 당했던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혹독한 시련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열망을 향해 천천히 한걸음씩 전진해 나갔기 때문이다. 숱한 시련을 겪는 동안 그는 오히려 내적으로 강해졌으며 지혜로워졌다. 그의 수많은 업적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게 아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지식과 결합해 응용하고 자기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그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었다면, 그가 평생 실천했던 철학은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었다. 집을 나와 갈 곳 없던 그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고 따뜻하게 보살펴주던 마리아 아주머니가 “네가 배운 것을 다시 네 동족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한 말을 그는 결코 잊지 않았다. 그때 읽기 시작한 성경은 삶의 지침서가 됐다. 그가 흑인 학교를 떠나지 않은 것도 자신이 배운 지식으로 가난한 흑인 농부들을 돕기 위해서였고, 흑인 청년들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수많은 백인들도 그의 도움을 받았다. 카버 박사의 전기를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는 그의 삶에 대한 태도는 겸손이다. 그는 돈이나 명예를 얻을 기회가 많았으나 자신이 발명한 기술을 이용해 특허를 내거나 독점하지 않았다. 그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했다. 인종에 상관없이 직업에 상관없이 빈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을 겸손한 마음으로 대했다. 그는 흑인들에게 가해진 모욕과 냉대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삶 자체가 인종 차별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는 명성에 재물까지 얻을 수 있었으나, 이런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오직 세상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데에서 행복을 찾았기에 그는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얻었다.” 그의 비문에 새겨진 내용이다.
■ 책 속에 나 있다 인종차별 넘은 흑인 카버 박사의 ‘창의력’ 전문성과 창의성, 그리고 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카버 박사는 땅콩으로 105가지의 음식물과 300가지가 넘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땅콩박사로 불리지만, 뛰어난 화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였다. 여러 분야에서 창조적 재능을 보였다. 그는 온갖 낡은 실험 도구로 가득 찬 실험실에서 녹슨 냄비와 대충 만든 비커로 이런저런 물질의 분자들을 분해하고 그것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융합해 새로운 식료품과 의약품과 건축자재를 만들어냈다. 그는 창조적 과학자였다. 그는 천연 점토를 빻은 색소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고, 잡초로 샐러드를 만들었으며, 콩기름으로 자동차용 스프레이 페인트를 만들었다. 인공합성고무도 그가 만들었다. 그는 어떻게 그 많은 생각들을 끊임없이 해낼 수 있었을까? 창의력이 발달한 사람은 ‘호기심’ 또는 ‘민감성’이 뛰어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왜 우유는 흰색일까?” “왜 지하철에는 어린이용 개찰구가 없을까?”와 같이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이 그냥 지나치는 것도 민감하게 생각하는 성향을 말한다. 문제를 해결할 만한 가능성을 많이 만드는 유창성,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융통성, 상상력과 독창성,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어가는 정교함도 창의력의 요소에 해당한다. 흔히 창의력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재능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좋아하는 분야와 장점을 살림으로써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카버 박사도 식물에 관심을 갖고 깊이 연구하면서 다양한 발상을 했다. 다만, 그가 다른 사람과 달랐던 점은 상상한 것을 직접 실험했다는 것이다. 창의력도 훈련이나 연습을 통해 길러진다. 남들이 황당하다고 여기더라도 예상밖의 시도를 해보는 게 좋다. 실수를 기록하면 교훈도 얻고 흥미로운 점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느끼는 것, 꿈꾸는 것, 걱정하는 것, 계획하는 것, 무서운 것, 바라는 것 등을 일기에 솔직하게 적어본다. 새 친구나 새로운 장소에 가 보는 걸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예감으로 밀어붙인다. 그만두고 싶다고 느낄 때 한 번 더 시도한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식으로 입지 말고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는다. 자주 혼자가 되어 본다. 생각의 뒷면, 반대편에서 접근해 보려고 노력한다. 교수법의 권위자인 조벽(미시간공대 교수) 박사는 글로벌 인재가 요구하는 특성으로 전문성과 창의성, 인성을 내세운다. 그는 크게 성취한 이들의 공통점은 희망을 선택하고 희망을 배우는 사람이며, 자기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최대한으로 발전시키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카버 박사는 전문성과 창의성, 인성을 고루 갖춘 미래형 인간이다.
■ 나대로 책 읽기 일상속 작은 관찰과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염창중 2학년 이상린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제목이 신기했다. ‘땅콩으로 무엇을 하였기에 땅콩박사라는 별명이 붙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땅콩박사는 별명에 불과했다. 카버 박사는 정말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식물학자이면서 화가였고 음악가였으며 교육자였다. 또 당시 사회적 약자로 천대받았던 ‘흑인’이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흑인들을 위해 일했다는 점에서 인권운동가라고도 할 수도 있다.
카버 박사는 어려서부터 새롭고 신기한 것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그는 어렸을 때 어느 저택에 들렀다가 벽에 걸린 그림들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그날 이후 틈만 나면 나무 열매에서 즙을 짜내어 그림을 그리며 놀곤 하였다. 대학에 들어간 후에도 미술 과목에 열의를 보이고 열심히 그렸다. 흑인이 아니었다면, 또 생계에 문제가 없었다면 그는 전문 화가로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그림은 전람회에서 모두 입상하였으며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다.
그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는 호기심과 열정이 남달랐다. 카버 박사는 ‘자연의 색을 캔버스에 칠할 수는 없을까?’와 같은 엉뚱한 생각들을 자주 했고, 결국 오랜 연구 끝에 흙에서 색소를 추출해 내어 그림을 그렸다. 또 그는 누구보다 관찰을 좋아하고 탐구심이 뛰어났다. 그 덕분에 그 당시 독이 들어 있다는 토마토를 관찰해 독이 없는 것을 알아내었고, 땅콩 재배법을 비롯해 병든 식물을 다시 싱싱하게 살리는 법 등을 알게 되었다.
나는 15살의 어린 만화가 예비생이다. 나는 그림과 만화를 좋아한다. 카버 박사가 그림을 그릴 때 행복해하고 자신의 꿈을 캔버스에 그렸듯이 나도 그림을 그릴 때, 나의 꿈을 그린다. 또 그림을 그릴 때는 희열과 희망을 느낀다. 나에게 그림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행복 메신저이다.
조지 워싱턴은 수채화를 그려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지만, 나는 만평가와 웹툰 작가가 되어 세상에 희망과 웃음, 풍자를 줄 것이다. 만평가나 웹툰 작가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스토리를 끌어나가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 여러 미디어와 시사에도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현재 나는 꿈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카버 박사가 내 나이 때 오로지 배우기 위해서 겪었던 시련을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는 정말 부끄럽다. 카버 박사가 가졌던 배움에 대한 열정과 인내심, 집중력을 백분의 일이라도 실천한다면 나는 지금보다 변화할 것이다.
카버 박사에 대한 전기를 읽으면서 내 가슴에 깊이 새겨진 것은 시련이나 고통을 극복해 내는 그의 태도이다. 그는 수많은 장애물들을 묵묵히 견뎌내었다. 그는 상처와 모욕을 받으면서도 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한쪽에서는 상처를 받고 모욕을 받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그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그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나 역시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장애물을 만날지 모른다. 그때마다 카버 박사의 책을 펼쳐 보며 용기와 희망을 얻을 것이다.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있다면? 없다면!>
꿈꾸는 과학·정재승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
“과학의 시작은 상상이다.”
책 표지 문구다. 카버 박사가 땅콩 하나로 수백 가지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도 결국 “만약에?” “혹시?”라는 호기심과 상상력의 결과다. 몇 해 전 미국의 한 과학 저널이 성공한 과학자 100명에게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들은 ‘비판적 사고’와 ‘과학적 상상력’을 꼽았다.
세상을 뒤흔들어 놓을 새로운 과학은 당연하다고 믿는 상식을 비판적으로 따져 보고 근거 있는 상상력으로 뒤집어 보는 데에서 시작한다. 물론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하는 것만으로 과학적 상상력이 바로 키워지는 건 아니다.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깊이 파고들어가야 한다.
이 책은 <과학 콘서트>를 통해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냈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그가 만든 ‘꿈꾸는 과학’이라는 글쓰기 공동체가 함께 만들었다. ‘꿈꾸는 과학’ 공동체는 과학 분야의 대중적 글쓰기와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이공계 대학생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매주 함께 모여 과학 글쓰기 연습과 독서 토론을 통해 과학적 상상력과 비판적 사고를 키운다.
우선 목차만 봐도 이들의 엉뚱하고 황당한(?) 상상에 웃음이 절로 난다. “만약 하늘에서 주스비가 내린다면?” “만약 꿈을 찍는 캠코더가 있다면?” “만약 입이 배꼽 옆으로 이사간다면?” “만약 혀가 두 배로 길어진다면?” “만약 방귀에 색깔이 있다면?” 등 모두 17개의 소제목들로 구성돼 있다.
하늘에서 주스비가 내리면 기상 캐스터의 일기예보가 달라진다. “예상 강우량은 제주 지방이 딸기 주스 최고 80<E36B> 이상, 남부 지방은 오렌지 주스 60<E36B> 안팎으로 예상됩니다. 주스가 바닥난 집에서는 외출할 때 미리 병을 준비하신 다음 가급적 대기가 깨끗한 지역에서 주스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온 세상의 강과 호수는 자연 발효 액체로 바뀔 것이고, 겨울에는 주스 고드름을 실컷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주스비를 내리게 하는 건 가능할까? 주스를 주전자에 담아 가열하면 주스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 주스비가 내릴 수 있을까? 물론 이 방법은 불가능하다. 인공 강우를 이용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주스 분말을 구름에 뿌려 주는 것이다. 하지만 주스비가 내리는 게 과연 좋은 일일까? 주스비가 내렸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지 상상해 보라! 고농도의 산성 주스비는 인류의 유산인 건축물들을 모두 망가뜨리고, 세균과 곰팡이들이 득실거리고, 동물들은 만성 피부염에 시달릴 것이다. 심각한 물 부족 때문에 지구의 기후와 해류에 이상 현상이 생길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이런 상상은 과학적 사고를 통해 가능하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런 상상 작업을 통해 새로운 사실과 원리를 깨닫게 되는 한편, 우리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게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임성미 독서교육전문가,〈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저자 /
이승이 한샘글로피아 대표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1318class.com)공동기획
14. 처절한 정원
15. 땅콩박사
16.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땅콩박사> 로렌스 엘리엇 지음 곽안전, 민경식 옮김 김경희 그림 대한기독교서회 펴냄 작가 및 역자 로렌스 엘리엇은 1966년에 카버 박사의 전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엘리엇은 카버 박사를 기억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회고를 수집해 책을 썼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 곽안전(Allen D. Clark) 선교사가 처음 번역해 출판한 뒤로 여러 번 개정을 거쳐 2008년 다시 나왔다. 곽안전 선교사는 190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한국으로 돌아와 1936년부터 1940년까지 농촌 선교를 하다가 일제에 의해 추방됐다. 6·25 전쟁 후 다시 내한해 1973년까지 한국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
■ 깊이 생각하기 작가는 이 책의 첫 장에서 카버 박사를 “역사상 가장 훌륭한 미국인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링컨 대통령일 거라고 짐작하던 독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겠지만, 카버 박사의 긴 전기를 다 읽고 나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작가도 여러 번 언급했듯 “그 많은 일들을 다 한 게 맞을까?” 하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카버 박사는 수많은 일을 했다. 그는 남다른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났던 걸까. 그는 여러번 죽을 위기를 넘길 만큼 병약한 반면 식물에 관심이 많아 따뜻한 품성을 지닌 아이였지만 결코 천재는 아니었다. 그의 삶을 이끈 원동력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었다. 어려서부터 그는 호기심이 많고 뭐든지 배우기를 좋아했다. 배우고 싶어 열네 살의 나이에 스스로 집을 나왔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제도가 없어졌지만 흑인들이 다닐 학교는 없었다. 열네 살 소년은 돈을 벌어가며 학교에 다녔다. 그는 배우기 위해서 얼마나 고되게 일하고 얼마나 많이 걸었으며 얼마나 자주 살던 곳에서 떠나야 했던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자주 모욕을 받고 거절을 당했던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혹독한 시련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열망을 향해 천천히 한걸음씩 전진해 나갔기 때문이다. 숱한 시련을 겪는 동안 그는 오히려 내적으로 강해졌으며 지혜로워졌다. 그의 수많은 업적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게 아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지식과 결합해 응용하고 자기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그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었다면, 그가 평생 실천했던 철학은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었다. 집을 나와 갈 곳 없던 그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고 따뜻하게 보살펴주던 마리아 아주머니가 “네가 배운 것을 다시 네 동족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한 말을 그는 결코 잊지 않았다. 그때 읽기 시작한 성경은 삶의 지침서가 됐다. 그가 흑인 학교를 떠나지 않은 것도 자신이 배운 지식으로 가난한 흑인 농부들을 돕기 위해서였고, 흑인 청년들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수많은 백인들도 그의 도움을 받았다. 카버 박사의 전기를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는 그의 삶에 대한 태도는 겸손이다. 그는 돈이나 명예를 얻을 기회가 많았으나 자신이 발명한 기술을 이용해 특허를 내거나 독점하지 않았다. 그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했다. 인종에 상관없이 직업에 상관없이 빈부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을 겸손한 마음으로 대했다. 그는 흑인들에게 가해진 모욕과 냉대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삶 자체가 인종 차별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는 명성에 재물까지 얻을 수 있었으나, 이런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오직 세상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데에서 행복을 찾았기에 그는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얻었다.” 그의 비문에 새겨진 내용이다.
■ 책 속에 나 있다 인종차별 넘은 흑인 카버 박사의 ‘창의력’ 전문성과 창의성, 그리고 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 카버 박사는 땅콩으로 105가지의 음식물과 300가지가 넘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땅콩박사로 불리지만, 뛰어난 화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였다. 여러 분야에서 창조적 재능을 보였다. 그는 온갖 낡은 실험 도구로 가득 찬 실험실에서 녹슨 냄비와 대충 만든 비커로 이런저런 물질의 분자들을 분해하고 그것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융합해 새로운 식료품과 의약품과 건축자재를 만들어냈다. 그는 창조적 과학자였다. 그는 천연 점토를 빻은 색소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고, 잡초로 샐러드를 만들었으며, 콩기름으로 자동차용 스프레이 페인트를 만들었다. 인공합성고무도 그가 만들었다. 그는 어떻게 그 많은 생각들을 끊임없이 해낼 수 있었을까? 창의력이 발달한 사람은 ‘호기심’ 또는 ‘민감성’이 뛰어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왜 우유는 흰색일까?” “왜 지하철에는 어린이용 개찰구가 없을까?”와 같이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이 그냥 지나치는 것도 민감하게 생각하는 성향을 말한다. 문제를 해결할 만한 가능성을 많이 만드는 유창성,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융통성, 상상력과 독창성,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어가는 정교함도 창의력의 요소에 해당한다. 흔히 창의력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재능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좋아하는 분야와 장점을 살림으로써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카버 박사도 식물에 관심을 갖고 깊이 연구하면서 다양한 발상을 했다. 다만, 그가 다른 사람과 달랐던 점은 상상한 것을 직접 실험했다는 것이다. 창의력도 훈련이나 연습을 통해 길러진다. 남들이 황당하다고 여기더라도 예상밖의 시도를 해보는 게 좋다. 실수를 기록하면 교훈도 얻고 흥미로운 점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느끼는 것, 꿈꾸는 것, 걱정하는 것, 계획하는 것, 무서운 것, 바라는 것 등을 일기에 솔직하게 적어본다. 새 친구나 새로운 장소에 가 보는 걸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예감으로 밀어붙인다. 그만두고 싶다고 느낄 때 한 번 더 시도한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식으로 입지 말고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는다. 자주 혼자가 되어 본다. 생각의 뒷면, 반대편에서 접근해 보려고 노력한다. 교수법의 권위자인 조벽(미시간공대 교수) 박사는 글로벌 인재가 요구하는 특성으로 전문성과 창의성, 인성을 내세운다. 그는 크게 성취한 이들의 공통점은 희망을 선택하고 희망을 배우는 사람이며, 자기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최대한으로 발전시키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카버 박사는 전문성과 창의성, 인성을 고루 갖춘 미래형 인간이다.
■ 나대로 책 읽기 일상속 작은 관찰과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염창중 2학년 이상린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있다면? 없다면!> 꿈꾸는 과학·정재승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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