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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서울 대원·영훈 국제중 재지정 평가 탈락…내년 일반중 전환

등록 2020-06-10 10:30수정 2020-06-10 11:46

서울시교육청 “기준점수 70점 미달…
감사처분·교육격차 해소 노력 저조탓”
교육부 동의 받으면 내년부터 일반중 전환
서울 대원국제중학교(왼쪽)와 영훈국제중학교 전경. 연합뉴스
서울 대원국제중학교(왼쪽)와 영훈국제중학교 전경. 연합뉴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은 서울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가 기준 점수(70점)에 미달해 일반중학교로 전환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과(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수에 미달한 대원·영훈국제중에 대해 청문 등 ‘지정 취소’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청문을 거친 뒤 교육부의 동의를 받으면, 이들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국제중 학생 신분을 유지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대원·영훈국제중은 학교 운영상의 문제뿐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사 관련 법령·지침을 위반해 감사처분을 받은 것이 중요한 감점요인이 됐고,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교육격차 해소 노력이 저조한 점도 지정 취소의 주요 이유가 됐다”고 지정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에서 연간 1000만원 이상의 학비를 부과하면서도 ‘사회통합 전형(기회균등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정도’ 등에서도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중은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고 있고 일반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 체제로 인식돼 이를 위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중 폐지는 조 교육감의 공약이기도 하다. 그는 6년 전 자사고·외국어고·국제중 등 ‘특권학교’를 폐지하고 일반학교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올해 1월2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큰 정책변화에 비춰볼 때 국제중도 일반중으로 전환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밝히기도 했다.

교육시민단체들도 국제중 폐지를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교육시민단체 30곳이 모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전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중은 태생부터 연간 1000만원이 넘는 수업료를 받고 입학 관련 부정·특혜의혹 등으로 특권학교, 귀족학교라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특권층을 위한 교육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며 민의”라며 서울시교육청에 재지정 취소를 촉구한 바 있다.

다만 조 교육감은 이날 발표가 곧 국제중 폐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 교육감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운영성과 평가는 국제중 폐지 정책의 일환이 아니며, 5년간의 운영성과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자사고 지정 취소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진 것을 의식한듯 “이번 국제중 전환 발표가 자사고 사안처럼 소모적 갈등과 논쟁을 거치지 않고 모두가 대의에 함께 공감하며 마무리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각 지역 교육청이 운영성과 평가를 통해 지정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은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을 양산한다”며 교육부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특성화중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대상학교의 범위를 제한해 국제중을 일반중으로 전환하도록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로 전환한 국제중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학교 공간 재구조화 지원 사업', `미래교육 기반 조성 사업' 등에 우선 선정되도록 해 최대 5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학교가 원하는 경우 ‘세계시민교육 특별지원학교' 등에도 우선 선정해 최대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기 유학을 줄이고 국외 출신 학생들의 적응을 돕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국제중은 대원·영훈국제중, 부산국제중, 경남 진주 선인국제중, 경기 가평 청심국제중 등 전국에 5곳이 있다. 특성화중 가운데 하나인 국제중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에 따라 5년마다 재지정 평가를 받게 되는데 2018년 문을 연 선인국제중을 제외한 4곳이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이다.

올해 국제중 평가 기준점수는 2015년 60점에서 10점 올라 70점인데 이는 ‘보통’ 등급 배점이 3점에서 3.5점으로 ‘미흡’ 등급 배점이 1점에서 2점으로 오르는 등 등급 사이의 배점 간격이 축소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조처는 서울·경기·부산이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사항이며, 교육부의 외고·국제고 평가 표준안 협의사항을 준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고·자사고는 교육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에 따라 2025년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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