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지에스(GS)25 매장 내 안내판에 적힌 사과문. 트위터 갈무리
지에스(GS)25 홍보물에 담긴 ‘집게손 모양’ 그림과 관련해 한 지에스25 매장에 “저도 페미(페미니스트) 싫어합니다”라는 사과문을 내건 점주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당했다.
1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인권위는 서울의 한 지에스25 매장 내 안내판에 게재됐던 사과문이 성차별이라는 진정을 지난 5월 접수해 조사에 착수했다. 사과문에는 “분노하신 이대남(20대 남성)분들에게. 저는 결과의 평등을 지양하며 기회의 평등을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저도 페미 싫어합니다. 아울러 21년 한 해 동안 캠핑을 가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진정인 ㄱ씨는 “매장 내에 성차별적 발언이 담긴 안내판을 놔뒀다”며 해당 지에스25 점주를 상대로 지난 5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이 진정에 대해 조사관을 배정해 조사 중이다.
사과문은 앞서 지난 5월1일 지에스25가 공개한 홍보물에 담긴 ‘집게손 모양’ 그림을 두고 온라인 남초(남성들이 많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누리꾼들이 제기한 주장과 관련이 있다. 홍보물에는 ‘캠핑 가자’는 문구와 함께 엄지와 검지로 소시지를 집는 그림이 있었는데, 일부 누리꾼들이 이 그림이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남성 혐오’의 상징이라며 지에스25를 공격하며 논란이 일었다. 지에스25는 다음날인 5월2일 “고객님들께 불편을 드릴 여지가 있는 이미지라고 판단해 즉시 디자인을 수정했다”며 사과했다.
본사의 사과 뒤 한 지에스25 점주가 ‘분노하신 이대남분들에게’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매장에 비치한 것이다. 이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며 페미니즘을 향한 ‘백래시(반발성 공격)’에 대해 기업이 사과하자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여성은 손님으로도 취급하지 않는 매장이 생겼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해당 매장은 지난 6월25일 폐점했다. 지에스25 관계자는 “주변 재개발 추진 및 경쟁점 과다 출점으로 인한 상권 변동으로 매출이 줄어 당초 폐점 계획대로 폐점을 진행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