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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서훈 “아프간 현지 조력자 피난처 제공은 국가적 책무”

등록 2021-08-23 23:23수정 2021-08-24 02:41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재건 사업에 조력한 현지인들에 대한 피난처 제공은 “국가적 책무”라며 이들의 국내 이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우리한테 도움을 주었던 아프간 현지인 문제가 시급하다”며 “짧게는 1년, 길게는 7~8년을 우리 공관과 병원 등에서 근무한 분들인데 탈레반 정권이 들어오면서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로서는 그분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확보해드려야 하는 국가적 문제의식과 책무를 갖고 있다”며 “국내 이송 문제를 포함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송 대상으로 검토되는 이들은 400여명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도 이날 “아프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한 현지인 직원 및 가족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내 이송을 포함해 검토했고, 우방국들과 추진 방안을 다각도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지 조력자들에 관해 “한국 이주를 희망하는 분들도 있다. 안전하게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방법에 대해선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현지인 조력자들의 국내 이송 문제에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미국 정부가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을 임시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와 관련해 한국은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서 실장은 “최종 정리된 것은 지리적 여건이나 편의성에 따라 중동이나 유럽 지역 미군기지를 활용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서 실장은 또 국내에 체류하는 아프간인들에 대해선 “법무부에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내 체류 아프간인을 4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합법적으로 체류 연장 가능한 아프간인이 있을 테고 연장이 안 되는 분들은 돌아갈 곳이 없으니 인도적 차원에서 법적인 문제를 법무부가 검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 앞에선 국내 거주 아프간인 30여명이 한국 정부 관련 기관이나 기업과 함께 일한 이들을 데려오라고 요청하는 기자회견과 1인시위를 했다. 이들은 “한국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에게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아프간 가족들에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인도적 조처를 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돌아갈 나라가 없어진 한국 거주 아프간 사람들의 난민 신청도 너그럽게 받아준다면 한국 사회에 보답하는 협력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한 아프간인은 “우리는 탈레반에 의해 박해를 당하는 하자라족인데다, 카불에 사는 형은 한민족복지재단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어 탈레반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며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게 한국 정부가 조처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난민 지원단체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8년 예멘 난민 유입 당시 우리가 처음 직면해서 소모적 논쟁에 빠진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작동하고 이들을 보호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김지은 이재호 이완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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