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노동자로부터 불편할 정도로 과도한 친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나온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노조 우분투센터는 전국 18∼69살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서비스·콜센터 노동자와 우리 사회 갑질에 대한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6일부터 30일 사이에 진행됐다.
조사 결과 서비스 노동자로부터 과도한 친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46.1%, 없다는 응답이 53.9%였다. ‘고객이 보는 앞에서 관리자가 담당자를 질책하고 꾸짖을 때’(91.0%), ‘꿇어앉아서 서비스할 때’(83.7%), ‘일반적인 얘기를 나누는 중에 계속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할 때’(75.4%) 등이 불편한 친절로 꼽혔다.
과도한 친절은 불편하지만, 대다수는 서비스 노동자가 친절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은 밝은 표정으로 웃거나 친절한 목소리로 고객을 응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85.3%가 ‘그렇다’고 응답해 ‘그렇지 않다’(14.7%)보다 월등히 높았다. 연령별로는 ‘그렇다’는 응답이 60대에서 96.2%로 20대(81.1%), 30대(80.0%)에 비해 높았다.
콜센터 노동자와의 통화에 대해서는 92.8%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들은 ‘상담원이 친절해서’(53.3%), ‘요청사항을 빨리 처리해서’(44.2%) 등을 만족하는 이유로 꼽았다.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자(7.2%)의 대부분은 ‘전화 대기 시간이 길어서(70.8%)’를 이유로 꼽았다. 김필모 사무금융우분투비정규센터장은 “다수의 고객들은 콜센터 상담사의 응대에 만족하면서도 대기 시간 등 회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 불만이 있는 것”이라며 “기업들은 인력 충원, 콜센터 근무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 사회 갑질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94.6%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직장 내 상사-부하 관계’(39.0%), ‘본사-협력업체 관계’(30.0%), ‘상품 매장 등 서비스업 종사자-이용자 관계’(17.5%) 등이 1순위로 꼽혔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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