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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기 따블 준비” “시간 지나야”…기대-걱정 엇갈린 ‘일상회복’

등록 2021-11-01 17:32수정 2021-11-02 02:36

‘단계적 일상회복’첫날 맞은 자영업자들
코로나19에 대한 ‘단계적 일상 회복’인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1일 낮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고 식당·카페 등 대부분 시설은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코로나19에 대한 ‘단계적 일상 회복’인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1일 낮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고 식당·카페 등 대부분 시설은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기를 평소보다 ‘따블’로 준비했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전환이 시작된 1일, 서울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서장원(42)씨는 가게 앞 테이블 위에 보쌈정식 등 가게에서 파는 음식과 가격표를 홍보용으로 놓아두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서씨는 “술을 판매하고 저녁 장사 위주여서 단계적 일상회복에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아직 적자지만, 최근 매출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코로나 탓에 줄였던 직원도 다시 구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5시부터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시간제한이 풀리고 사적 모임 허용 인원도 크게 늘면서 식당가엔 활기가 돌았다. 이날 낮 서울시청 인근의 한 호프집에서는 직원 박병훈(46)씨가 출입문에 ‘pm 10시’까지라고 적힌 폐점 시간 안내 스티커를 떼고 ‘am 12시’라고 쓰인 스티커를 새로 붙였다. 박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밤 9시까지일 때는 매출이 기존의 30% 수준밖에 안 됐고, 지난달에는 70%까지 회복됐다”며 “영업시간이 늘어나면 손님들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식 재료를 평소의 2배가량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의 한 호프집에서 직원 박병훈(46)씨가 폐점 시간을 밤 10시에서 12시로 고치고 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서울 중구의 한 호프집에서 직원 박병훈(46)씨가 폐점 시간을 밤 10시에서 12시로 고치고 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시간·인원 제한 조처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한숨을 돌렸다”고 입을 모았다. 종로구 대학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아무개(68)씨는 “위드 코로나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받은 대출을 갚고 손실을 회복할 기회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주에만 벌써 8명, 6명 모임 예약이 2건 잡혔다”며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서 회식이나 중장년층 모임이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이다. 서장원씨는 “확진자가 다시 폭증해서 이전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 되긴 한다. 그러면 들여온 재료들 다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아무개씨는 “지금 문 열어놓고 장사하는 가게들은 다 속으로 골병이 들어 있다. 만약 다시 거리두기를 강화한다면 자영업자들이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에도 당장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도 많았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15년째 김치찌개 전문점을 운영하는 남혜정(51)씨는 “코로나19 전에는 24시간 영업했는데 앞으로는 길어도 자정까지만 운영하려고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홍대를 찾는 외국인이 사실상 없어지다시피 하고, 늦은 시간까지 클럽이나 술집 등에 가는 사람도 줄어 인건비 대비 수익성이 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송도(61)씨는 “주변 회사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직 재택근무를 많이 해서 부서 회식은 시간이 좀 지나야 할 것 같다고 한다”며 “매출에 당장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신 패스’가 적용되는 실내체육시설 등 일부 업종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종로구 대학로의 크로스핏 체육관 대표 김석환(47)씨는 “샤워실 사용 금지 때문에 아침에 운동하고 바로 직장에 가는 회원들이 이용을 정지했는데, 이런 회원들이 돌아올지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신촌의 한 헬스장 직원 위성호(27)씨는 “오늘 평소보다 전화 문의가 3배가량 많았다”면서도 “백신패스 때문에 환불하는 사람이 많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종로구 대학로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오승후(44)씨는 “백신패스로 매출이 오히려 감소할 것 같다”며 “영업시간 제한보다 백신패스가 더 야속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김윤주 고병찬 박지영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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