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이 청구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가운데) 변호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이 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구속됐다.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김씨와 남 변호사의 구속으로 이들의 배임과 뇌물 혐의를 둘러싼 ‘윗선’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부장판사는 4일 새벽 12시30분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남 변호사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심리한 문성관 영장전담부장판사도 같은 이유로 남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정민용 전 실장에 대해선 “도망이나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지난 1일 김씨와 남 변호사, 정 전 실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은 이들 세 사람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택지분양 및 아파트 분양 등으로 최소 651억원의 추가이익을 거뒀고, 그만큼 공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구속 기소한 유 전 본부장에 대해서도 김씨에게 적용한 액수와 동일한 배임 혐의를 적용해 1일 추가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2일에도 김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당시 법원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에 있는 김씨와 남 변호사가 구속되면서 정관계·법조계 로비 의혹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이른바 ‘50억원 클럽’에 등장한 유력 인사는 물론, 대장동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였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으로 검찰 칼끝은 향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검찰은 조만간 곽 의원을 불러 화천대유가 아들 곽아무개씨에게 퇴직금 명목 등으로 50억원을 전달한 경위와 이 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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