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기사를 포스팅 하는 이유는 김 민정수석은 투명하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이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니 많은 도움을 드리겠다”는 입사지원서를 기업체에 낸 사실이 보도된 직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장관은 20일 밤 해당 보도 링크와 함께 김 수석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믿는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관계는 청와대 자체 조사나 감찰 등을 통해 드러나겠지만, 보도된 내용으로 판단하면 김 수석 아들의 ‘셀프 아빠 찬스’ 정도로 보이는 사안이다. 논란에 불을 지른 것은 박 장관이었다. “김 수석은 투명하다는 확신”을 언급한 탓에 오히려 김 수석이 입사지원서 제출에 관여했다는 것이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정치적 논란이 불가피한 대통령 참모 관련 사안에 정치인 출신 법무부 장관이 즉각 방어부터 하고 나선 것도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는 비판을 부른다. 이 사안을 두고 야권에서 고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대상이지만, 법무검찰을 총괄하는 박 장관이 자신의 “확신”을 선제적으로 표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장 여권에서 비판이 나왔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박범계 장관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썼다. 조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이 극도로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법무장관이 개인적 확신을 근거로 오지랖 넓게 청와대 참모의 사적 영역까지 선제적으로 방어하려 나서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장관의 직분에 어울리지도 않게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사적인 판단을 섣불리 표출해 스스로 적격 시비를 자초하는 것은 물론, 사과를 한 민정수석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김 수석을 전격 경질했다. 그러나 이 사안은 5년 넘게 공석인 청와대 특별감찰관 논란을 재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대통령 친인척 비리 감찰은 청와대 특별감찰관실에서 담당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9월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의혹을 들여다보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사직한 뒤로 후임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가 있었지만 국회의 후보 추천은 없었고, 청와대도 공수처 설치 등을 이유로 별다른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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