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입퇴원 반복한 1736일 수감…국정농단부터 사면까지

2017년 9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특별사면 및 복권되면서 31일 0시부터 자유의 몸이 된다. 2017년 3월31일 구속된 뒤 1736일만의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24일 낮 12시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취재진에게 이날 오전 발표된 특별사면과 관련한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대신 발표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께서)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 아울러 변함 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신병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어깨 및 허리 통증 등을 치료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것은 2017년 3월31일이다. 같은달 10일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직후다. 검찰은 그해 4월17일 박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임 시절 최서원(최순실)씨와 함께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재단 등의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등 뇌물을 받은 혐의다.

박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는 추가 뇌물 혐의가 인정돼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으로 형이 늘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년 8월 다시 판결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는 분리 선고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2018년 박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36억5천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추가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1심은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보고,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국정원장이 회계관계 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해 징역 5년에 추징금 27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듬해 국정원장은 관련법상 회계관계 직원이 맞다며 국고손실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한 뒤,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14일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2018년 11월 징역 2년이 확정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수감 기간 중 입퇴원을 반복했다. 지난 2월에는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병원에 3주 동안 입원했고, 7월20일에는 어깨 수술 부위 진료 등을 위해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한 달 동안 치료를 받았다. 지난달 22일에는 지병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께서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신병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전광준 강재구 박지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