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보육교사 71% ‘직장 내 괴롭힘’…“대통령 바꿔도 원장은 못바꿔”

등록 2022-01-18 14:35수정 2023-03-16 10:01

2021 보육교사 노동 실태 설문조사 결과 발표
가해자 78%, 원장·이사장 등 어린이집 대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조합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1 보육교사 노동 실태 설문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직장 내 괴롭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조합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1 보육교사 노동 실태 설문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직장 내 괴롭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화성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보육교사 ㄱ(43)씨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원장은 교사 회의 시간에 공공연하게 ㄱ씨의 행동을 지적하고, 다른 교사와 이야기를 못 하게 하거나 학부모에게 ㄱ씨의 험담을 했다고 한다. ㄱ씨는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자, 원장은 ㄱ씨를 명예훼손·영업방해죄로 고소했다. 원장의 가해 사실은 지난해 12월 인정됐고 ㄱ씨는 관리기관인 화성시청에 처벌을 요청했다. ㄱ씨는 “(화성시로부터)‘어린이집 운영권은 원장에게 있고, 위탁기간이 남아 있으니 그저 잘 지내보라. 보조금 횡령이나 아동학대가 아니면 원장과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없다’는 황망한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ㄱ씨처럼 어린이집 등에서 일하는 보육교사 10명 가운데 7명은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해자 대부분은 원장 등 어린이집 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2021 보육교사 노동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공공운수노조와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지난해 12월1∼17일 보육교사 34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지난 1년 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71.5%(246명)로, 직장인 평균(28.9%·2021년 9월 직장갑질119 직장인 1000명 대상 조사)의 2.5배에 달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보육교사들 78%(192명)가 괴롭힘 가해자로 원장 또는 이사장 등 어린이집 대표를 꼽았다. 가장 응답 비율이 높았던 괴롭힘 유형은 사적용무 지시‧야근강요‧휴가 불허 등 부당지시(62.8%)였다.

지난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뒤에도 보육교사의 75%(258명)는 괴롭힘이 ‘줄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지난 2018년 10월부터 감정노동자 보호법 시행 뒤 학부모 등으로부터 폭언이 줄었는지를 묻는 말에 ‘줄어들지 않았다’는 응답이 86.0%(296명)였고, 법 시행 후 ‘어떤 예방조처도 취해지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81.1%(279명)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은 “영유아보육법에 원장의 괴롭힘 시 처벌조항을 넣어 개정하는 등 괴롭힘 없는 어린이집을 위한 실질적 법적 조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지부장은 “지자체는 국·공립 어린이집 위수탁 계약서에 사용자의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명시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즉시 가·피해자 분리 조처를 해야 하며 해고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본인 부담 3만원’ 10만원짜리 도수치료, 앞으론 9.5만원 ‘껑충’ 1.

‘본인 부담 3만원’ 10만원짜리 도수치료, 앞으론 9.5만원 ‘껑충’

‘첫눈’ 서울 적설량 20.6㎝…“한두 시간 이내 다시 눈” 2.

‘첫눈’ 서울 적설량 20.6㎝…“한두 시간 이내 다시 눈”

“65살 정년연장은 단계적 적용…재고용 도입하면 ‘의무화’ 필요” 3.

“65살 정년연장은 단계적 적용…재고용 도입하면 ‘의무화’ 필요”

[단독] 실손보험 믿고 ‘툭하면 도수치료’…과잉진료 손본다 4.

[단독] 실손보험 믿고 ‘툭하면 도수치료’…과잉진료 손본다

‘3차 코인 열풍’ 올라탄 청년들…“이번엔 안정적, 확실히 믿는다” 5.

‘3차 코인 열풍’ 올라탄 청년들…“이번엔 안정적, 확실히 믿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