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우체국 주차장에 사전투표함 운송 차량이 문을 열어 놓은 채 세워져 있다. 한 참관인인 촬영해 제공한 동영상 갈무리.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이 논란인 와중에, 경기 성남시 한 투표소 투표함 운송과정에서 감시자 없이 투표함만 1시간 이상 차량에 방치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 <한겨레> 취재 등을 종합하면, ㄱ씨는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국민의힘 추천 참관인으로 일했다. 투표함 운송 업무까지 참관한 그는 “호송 경찰관이나 선거사무원 감시 없이 투표함만 1시간 30분가량 운송 차량에 덩그러니 놓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에서 투표소가 위치한 선거구에 사는 유권자 대상 ‘관내 투표’와 다른 주소지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관외 투표’를 분리해 관리한다. 투표 시간이 지나면 ‘관내투표함’은 특수봉인지로 봉함해 선관위에서 보관하고, ‘관외투표함’은 봉투 개수를 확인한 뒤 밀봉함에 담아 우체국을 통해 회송용봉투를 각 지역 선관위로 발송하게 된다.
ㄱ씨가 참관한 해당 운송차량은 관외투표 회송용 봉투 발송을 위해 먼저 분당우체국으로 갔다. 차량에는 선거사무원 2명, 각 정당이 추천한 투표참관인 2명, 호송 경찰관 2명 등이 동행했다. 하지만, 우체국에 도착한 뒤 이들 모두 관외투표 발송 절차를 감시 등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운전기사만 관내투표함이 실린 운송차에 남게 됐다. 회송용봉투 확인 절차와 발송을 마치는데, 1시간 30분가량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분당선관위는 ‘선거사무원이 운송차에 없을 경우 차 문을 잠그고, 밖에서 호송 경찰과 참관인이 감시'하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ㄱ씨는 “해당 시간대 다른 투표함 운송 차량도 사정은 비슷해 보였다”고 했다.
이는 5일에도 이어졌다. 투표함 운송 차량 문을 열어 두거나, 호송 경찰관 없이 운전기사끼리 대화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와 관련해 7일 국민의힘 분당을 공명선거관리단은 경기남부경찰청을 방문해 선거상황실장 등을 만나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
분당선관위는 관계자는 “분당에만 투표소 23곳이 있는데, 한꺼번에 몰리면 업무가 지연되기 때문에 투표소별로 운송 노선을 달리하도록 했다”며 “관내투표함 관리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운송 지침에서 벗어나는 사각지대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저녁 7시께 사전투표함이 보관된 대전선관위 사무실에 ‘부정선거를 감시하겠다’며 남성 3명, 여성 1명 등 4명이 무단으로 침입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대전시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