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한변호사협회가 강남구 변협회관에서 법률 플랫폼 ‘나의 변호사’ 서비스 개시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
lawtalk.co.kr) 등 유료 변호사 중개 플랫폼에 대항해 자체적으로 만든 변호사 중개 플랫폼을 내놨다. 변협은 정확한 정보제공, 무료 검색 등을 통해 법률시장 공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법률서비스 플랫폼과 달리 수임료가 공개되지 않는 점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대한변협은 오는 30일 오전 9시부터 자체 법률서비스 플랫폼 ‘
나의 변호사’(
klaw.or.kr)를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소비자가 ‘형사’ ‘민사’ ‘이혼’ 같은 분야와 지역을 설정해 검색하면, 정보공개에 동의한 변호사 중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변호사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29일 오전 기준으로 국내 개업 변호사 2만6천여명 중 16%인 4200여명가량이 등록했다고 한다. 소비자는 적합한 변호사를 찾아 사건을 의뢰하거나 법률자문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은 소비자와 변호사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은 “변호사 회원과 국민 모두에 무상으로 제공되는 공익서비스다. 국민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변호사에게는 홍보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의 자체 플랫폼 출시는 로톡 같은 기존 사업자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대한변협은 수년째 로톡, 네이버 엑스퍼트 등 법률 관련 플랫폼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변호사 1900명 정도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로톡은 변호사들에게 월정액 광고비를 받고 있는데, 이는 변호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돈을 받고 변호사를 알선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변협은 지난해 로톡 가입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도록 변호사 광고규정을 개정하는 한편, 로톡에 대항한 자체 법률 플랫폼 제작에 착수했다. 김영훈 대한변협 부협회장은 “플랫폼 자본주의가 업계를 종속하고 서비스 비용을 대폭 증가시키는 문제가 있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성이 보장돼야 하는 법률시장은 두말할 필요 없다”고 했다.
다만 대한변협 자체 플랫폼이 선행 주자보다 서비스 폭이 넓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의 법률 플랫폼에선 수임료 공개, 별점, 수임 많은 순 정렬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령 ‘20분 영상상담 7만원’, ‘30분 방문상담 10만원’, 이용자 후기 등을 공개해 소비자가 비교 선택할 수 있다. 반면 대한변협 플랫폼은 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대한변협은 “‘나의 변호사’는 가격을 경쟁하는 곳이 아니다. 변호사의 가격 입찰은 금지돼 있다”며 당분간 수임료를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