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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싸우는 길 마다하지 않았던 변호인들, ‘인권’의 초석을 닦다

등록 2022-04-24 15:21수정 2022-04-25 02:47

민주화·인권신장에 오롯이 바친 인생
‘1세대 인권변호사’ 시대 막 내리다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한승헌 전 감사원장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 20일 한승헌 변호사가 88살 일기로 별세하면서 1세대 인권변호사의 시대가 저물었다. 1920~40년대에 태어나 1960~70년대부터 인권변호에 투신했던 1세대 인권변호사들은 시국사범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르거나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면서도 민주화와 인권신장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1세대 인권변호사로는 한 변호사 외에도 이돈명(2011년 1월11일 별세)·조준희(2015년 11월18일 별세)·홍성우(2022년 3월16일 별세)·황인철 변호사(1993년 1월20일 별세) 4인방이 있다. 이돈명·홍성우·황인철 변호사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을 함께 변호하면서 본격적인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조준희 변호사도 홍성우·황인철 변호사 등 후배 변호사들 요청으로 1975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검거된 대학생 변호를 맡으며 인권변호사의 길에 들어섰다.

민주화·인권신장에 헌신한 1세대 인권변호사 ‘4인방’ 이돈명·황인철·조준희·홍성우 변호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한겨레 자료사진
민주화·인권신장에 헌신한 1세대 인권변호사 ‘4인방’ 이돈명·황인철·조준희·홍성우 변호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제공, 한겨레 자료사진
이들은 김지하 반공법 위반 사건(1975), 동아·조선투위 사건(1975), 윤보선·김대중 긴급조치 위반 사건(1976), 와이에이치(YH)사건(1979), 청계피복노조 탄압 사건(1981년), 서울 미문화원 방화 사건(1985),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1987),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 등 주요 시국사건에 이름을 올리며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인사들과 함께 싸우길 마다치 않았다. 시국사범을 변호하다 그 자신이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구속되거나 변호사 강제 휴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지만, “정의를 외치다 법정에 서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역할”(이돈명 변호사) “내가 안 하면 누가 이 험한 일을 할까 싶은 책임감”(홍성우 변호사)을 가지고 한평생 인권변호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강신옥 변호사(왼쪽), 최영도 변호사. 연합뉴스, <한겨레> 자료사진
강신옥 변호사(왼쪽), 최영도 변호사. 연합뉴스, <한겨레> 자료사진
강신옥 변호사(2021년 7월31일 별세), 최영도 변호사(2018년 6월9일 별세)도 한국 인권변호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1세대 인권변호사다. 판사로 입직한 뒤 박정희 정권의 사법부 독립성 훼손을 계기로 법복을 벗은 강 변호사는 인혁당 사건(1964)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변호(1979) 등 굵직한 시국사건에 이름을 올렸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변론 도중 공동변호인이었던 홍성우 변호사와 함께 긴급조치 위반으로 끌려나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재직하며 박정희 정권의 사법부 길들이기에 저항하다 유신헌법 선포 직후 쫓겨난 최영도 변호사는 정치범·양심수를 변호하며 인권신장을 위해 힘썼다. 시민사회 원로로서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특별법 처리 촉구,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선언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1세대 인권변호사들과 2세대 인권변호사로 분류되는 조영래 변호사(1990년 12월12일 별세) 등은 1986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전신인 정법회를 결성하며 한국 인권변호 역사의 초석을 닦았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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