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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뉴스AS] 검찰이 경찰에 ‘디스커버리’ 보완수사 요구한 까닭

등록 2022-05-12 14:02수정 2022-06-02 21:29

검경 갈등? 전 정권 ‘윗선’으로 수사 확대?
피해자들 “수사권 분리 정치 싸움되면 안돼”
“철저한 실체 밝히려는 조처 이뤄져야 할 것”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디스커버리자산운용(디스커버리)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2019년 4월 발생했다. 국내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지난해 4월 말 기준 2562억원이다. 경찰은 2021년 5월 내사에 들어가 같은해 7월 서울 여의도에 있는 디스커버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2월 장하원 디스커버리 대표를 소환조사한 경찰은 최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부터 구속영장 신청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펀드 투자 피해자들은 경찰의 수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장하성 주중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펀드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선 이후 경찰 수사가 ‘윗선’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꾸준히 나왔다.

이렇다 보니 11일 검찰이 경찰의 장하원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반려하며 보완수사를 요구하자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환매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은 최근 검·경 간의 갈등이나, 전 정권 겨냥 수사 등 다른 이유에 따른 구속영장 반려가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1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를 받는 장 대표의 사전 구속영장을 11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돌려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장 대표의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판단하고 윗선 개입 여부 등을 추가 조사하기 위해 지난 6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장 대표는 펀드가 부실화할 가능성을 알고도 숨기고 투자자에게 펀드 상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7년부터 하나은행과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으며, 2019년 4월 환매가 중단됐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국내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지난해 4월 말 기준 2562억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완 수사 요청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영장 재신청 여부는) 필요한 수사를 한 뒤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투자 피해자들은 검찰의 영장 반려가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통과나 전 정권 겨냥 수사 등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경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를 부각하기 위해서 검찰이 의도적으로 반려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건 발생 3년만에, 내사 착수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뤄진 경찰의 영장 신청을 두고 정권교체 시기에 맞춰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장 대표의 형 장하성 주중대사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인 2017년 5월에서 2018년 11월 사이에 펀드가 대규모로 판매되면서, 펀드 판매에 전 정권 권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의환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 상황실장은 “정치적 사안도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검찰이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에 경찰 수사력에 흠집 내기 위해서 반려를 한 것이라면 정치 싸움하느라 고통받는 피해자들은 무시하는 것”이라며 “영장 반려가 앞으로 수사를 철두철미하게 잘해보려고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수사가 늦어지더라도 환영”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을 변호하고 있는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인 신장식 변호사도 “검경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어느 한 수사기관의 이해에 따라서 이 사건이 처리되어서는 안 된다”며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사실 확인이 중심이 아니라 정치적 정쟁 소재로만 피해자의 피눈물이 활용되는 것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11일 공식입장을 내어 “최근 검경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 수사를 흠집 내거나 시간 끌기를 위한 조치라면, 국민과 피해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며, 대형 금융사기사건에 대한 새정부 사법기관의 의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며 “피해자들은 보다 철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조치라고 이해하고 기다릴 생각이다. 새정부 들어 첫번째 대형금융사고에 대하여 검경이 좋은 호흡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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