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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북한 코로나 사망 71명 미스터리…신영전 교수 “5만명 이상일 것”

등록 2022-06-12 14:06수정 2022-06-13 13:49

대북 보건의료전문가 신영전 교수 인터뷰
71명은 극소수 PCR 검사자 중 사망자일 것
감염자 수도 최소 800만명 이상 추산
“윤 대통령 나서 백신·식량 지원 밝혀야”
중, 백신 공급하며 북에 대한 주도권 강화
북한 조선중앙TV는 25일 광복지구상업중심과 평천구역식료품종합상점 등 상점들이 동사무소와 연계해 간장·된장 등 기초식품을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자택 격리 중인 주민들에게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화면.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25일 광복지구상업중심과 평천구역식료품종합상점 등 상점들이 동사무소와 연계해 간장·된장 등 기초식품을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자택 격리 중인 주민들에게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화면. 연합뉴스
지난 5월13일 북한이 코로나 19 확진자를 첫 공식 발표한 지 13일로 딱 한 달째다. 각종 매체가 앞다퉈 보도하던 북한 코로나 보도의 열기는 어느새 가시고, 지금은 북한의 핵실험 여부가 주요 뉴스로 떠올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백신도 없고 보호장구도 없는 상황에서 한때 하루 유열자(발열자)가 40만명까지 치솟던 북한에서 코로나 19 감염 사태는 북한의 주장대로 잘 통제되고 있는가?

6월10일 현재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한 코로나 유열자(발열자)는 지금껏 434만9900명에 이른다. 북한은 이날 이 가운데 421만5850명이 완쾌됐고, 13만4050명이 격리 및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일 감염자 수도 4만명대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사항은 사망자 수인데, 단 71명에 불과하다. 첫 공식 발표 직후인 5월14일 21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닷새 뒤인 5월16일 8명, 이어 17~18일 각각 6명이었으나, 5월19일 이후에서 6월4일까지는 사망자 수는 하루 1~2명에 그쳤다. 6월5일 이후에는 숫제 사망자가 없다. 이 수치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열악한 의료상황에서도 북한의 코로나 치명률은 0.002%로 추산된다. 이는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기적’에 가까운 방역 성과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12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 71명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치라고 잘라 말하며, 실제 사망자 수는 적어도 5만명가량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우선 그는 북한 당국이 발표한 유열자, 434만명은 열이 발생해 확인된 이들만의 숫자이며, 실제 감염자 수는 적어도 두배에 해당하는 최소 800만명으로 본다. 왜냐하면 보통 불현성 감염(무증상 감염)이 20~40% 존재하는 데다, 찾지 못해 집계되지 않는 이들을 고려하면 낮게 잡아도 800만명이라는 추산이다. 여기에 코로나 19의 치명률은 나라마다 시기마다 편차가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미접종시 0.6%, 접종시 0.07% 정도로 알려져있다. 0.6% 치명률을 감염자 800만명에 대입해보면, 사망자 수가 대략 5만명(4만8000명)에 이른다. 신 교수는 이들 사망자는 대체로 북의 노인이나 기저질환자일 것으로 추측되며, 이들의 죽음은 상당수 공개되지 않은 ‘조용한 죽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북한 당국이 밝힌 사망자 수 71명은 “임의로 나온 것이라기보다 아마도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은 이들 가운데서 집계된 사망자 수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북한 당국은 하루에 120건 정도의 PCR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렇게 검사받은 이들 중의 사망자 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방역교육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사진은 5월 28일 평양 대성구역 룡흥2유치원 원생들이 '꼭 지키자요'라는 주제로 방역지침 준수를 강조하는 무용공연을 펼치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방역교육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사진은 5월 28일 평양 대성구역 룡흥2유치원 원생들이 '꼭 지키자요'라는 주제로 방역지침 준수를 강조하는 무용공연을 펼치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신 교수는 “북한의 코로나 감염자 수는 북한 당국의 발표대로도 전 인구의 16% 수준에 이르며, 실제 감염자 수를 6월10일 기준으로 두배로 추산해 대략 800만명으로 보는데, 이는 전 인구의 30%에 이르는 숫자”라면서 “이 정도 감염 수라면 코로나 전파 속도는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4만명대로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신 교수는 “인도적 차원에서 방역물품, 진단 장비, 백신과 함께 식량까지 조건 없이 서둘러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악조건에서 모든 걸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 19에 식량난까지 겹쳐, 90년대 ‘고난의 행군(수십만명의 아사자를 낳은 극심한 경제난)’ 때보다 상황이 더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조건 없이 지원한다고 말해야 한다”며 “감염병 공동 대응 등 남북한 간의 보건의료 협력은 지난 2018년 남북 정상 간에 이미 합의한 사항이기도 해, 북이 거절할 명분도 적고 우리는 우리 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자칫 이대로 이어가면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더욱더 주도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중국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구심이 크긴 하나, 이미 중국은 북쪽에 자국 백신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코로나 19 감염 사태에 식량난까지 겹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다각도로 대안을 모색중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대한간호협회 등 국내 주요 보건의료단체들과 함께 오는 22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세미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신 교수는 북한의 코로나 현황과 추이 및 향후 협력방향을 발표하며,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이 민간 차원의 지원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도 이달 말께 북한 코로나 대응을 모색하는 전문가 심포지엄을 연다. 신 교수는 이들 민간단체가 나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북에서 긴급히 필요한 백신 등을 대대적으로 공급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는 “인도적이고 민족적인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적어도 북한의 보건일꾼이라도 백신을 맞고 대처할 수 있도록 300만명에 해당하는 백신과 의약품, 의료장비 등을 언제 어느 때고 무조건 지원한다고 밝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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