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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3년 전 영상인데… ‘화물 파업’ 비난용으로 둔갑해 확산

등록 2022-06-14 11:27수정 2022-06-14 17:58

확산 영상 살펴보니 2019년 4월 영상
비조합원 “지금은 화물연대와 큰 충돌 없어”
화물연대 “이제는 달라…새 방향으로 준비”
‘화물연대 좀비’란 이름으로 유튜브 등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영상. 이 영상은 3년 전 촬영된 것으로 이번 화물연대 시위와는 무관하다.
‘화물연대 좀비’란 이름으로 유튜브 등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영상. 이 영상은 3년 전 촬영된 것으로 이번 화물연대 시위와는 무관하다.

“‘화물연대 좀비’ 영상, 충격이네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일주일 넘게 안전운임제 유지·확대 등을 요구하며 전국에서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화물연대 파업’이라는 이름으로 한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퍼지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비조합원의 화물차 운행을 막는 모습이 나온다. 촬영된 시점이 밤인 데다가 화물연대 조합원이 화물차를 지속해서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것이 마치 좀비를 연상케 한다며 ‘화물연대 좀비’ 영상으로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노동자 권리에는 공감하지만,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화물연대의 최근 파업과는 무관하다. 2019년 4월 화물연대 일부 조합원이 경기도 안성의 한 농협물류센터와 물류 계약을 두고 갈등을 벌이던 당시에 찍혔던 영상이다. 당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농협과의 계약이 무산되자 센터를 점거했고, 그 과정에서 비조합원의 화물차 출입을 막는 등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그런데 일부 누리꾼이 이 영상을 최근 유튜브에 올리면서 퍼져나갔다. 14일 확인해보니 해당 영상은 유튜브를 비롯해 네이버 카페, 블라인드, 인스타그램 등 여러 온라인 플랫폼으로 퍼져 현재는 화물연대의 파업을 비판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이 영상과 함께 ‘폭력 집단’이라며 화물연대를 비판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자, 화물기사들이 10만여명이 가입된 한 온라인 카페에는 ‘오해하지 말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는 “꾸준히 올라오는 농협물류 때 폭력적인 파업의 모습은 내부사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폭력성이 다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 이전부터 집회를 평화적으로 진행해 왔다”고 했다.

비조합원 화물기사도 최근 시위는 이전과 다르다고 했다. 40여년 화물차를 운전해 온 비조합원인 김영호(63)씨는 “예전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투쟁 목표가 추상적이긴 했다. 그래서 공감도 받지 못하기도 했고 비조합원과 갈등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안전운임제는 조합원뿐 아니라 비조합원 모두에게 걸린 ‘나의 문제’라서 화물연대 쪽과 비조합원과 충돌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영조 화물연대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우리의 시위나 집회가 과격했던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폭력적인 행동 자체가 조합원들을 위축시키고 외부로부터 고립시키는 것을 우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비조합원에게 폭력으로 대응하지는 않고 있다.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과거에 불법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선 처벌도 받았다. 우리는 새로운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예전의 모습을 두고 호도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13일) 오후 5시까지 화물연대 조합원 67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주로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일부 지역에서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된 조합원도 있다. 화물연대는 최근 경찰에 연행된 조합원들은 주로 화물차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를 점거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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