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스트레스‧직장갑질에 산재 신청…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지난해 정신질환 극단 선택 산재 신청 158건
2020년의 두배, 2013년의 세배로 증가 추세

게티이미지뱅크. (기사내용과 무관한 사진)

지난해 직장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산업재해 신청을 한 건수가 전년도 보다 두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직장갑질119는 “지난 2021년 정신질환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해 산업재해를 신청한 사람의 수 158명이었고, 그중 88명(55.7%)이 산재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통계는 직장갑질119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지난 2013년∼2021년 ‘정신 질병 사망자 산재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다. 직장갑질119과 용 의원은 158명 가운데 많은 수가 직장 내 괴롭힘과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날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정신질환을 얻어 사망해 산재를 신청한 건수(158건)는 지난 2020년 87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고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3년(53건)에 비해선 3배가량 늘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2019년 7월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이 산재로 인정되면서 신청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공무원 역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 정신질환을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 중 26명이 순직 신청을 했는데, 이중 순직이 인정된 사람은 10명이었다.

박성우 직장갑질119 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만큼 정신질환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직장인의 수는 공단에 신청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살 산재 인정 요건은 너무 까다롭다”며 “과로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이 자살 산재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자살 산재의 인정기준을 새롭게 정비하고 직장에 책임을 묻는 제도를 갖추는 한편, 예방을 위한 사회적인 노력도 절실하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