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쏟아진 8일 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전조등을 켠 경찰차가 침수된 도로를 비추고 있다. 최주영씨 제공
“퇴근하려 했는데 하수도가 터지고 차가 침수됐다. 분명히 있었던 건물 앞 계단이 사라져 건물 출입이 통제돼 화단 위로 벽을 타며 겨우 건물을 탈출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 직장에서 일하는 최주영 씨는 지난 8일 밤 쏟아진 집중호우로 직장에 고립될 뻔했던 지난 밤의 긴박한 퇴근길 상황을 전했다. 최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영상 속에서 한 시민은 침수된 차량 곁에서 우산을 쓴 채 주위를 살펴보고 있다. 전조등을 켠 채 아스팔트를 뒤덮은 빗물 속에 멈춰 선 경찰차의 모습도 보인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8일 밤 서울 강남역 인근 도로에 차량이 침수된 가운데 빗물이 역류하고 있다. 최주영씨 제공
“운전 중 순식간에 빗물이 역류하며 시동이 안 걸렸다. 차에서 대피해 인근에서 견인 대기 중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다정씨도 지난 8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인근 도로를 뒤덮은 빗물 위로 물줄기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현장 영상을 올리며 자신이 경험한 아찔한 순간을 전했다. 화면 속에는 이미 침수된 도로 위에 멈춰버린 차량들과 엉금엉금 이동하는 차량 옆으로 물길을 헤치며 걸어가는 시민들도 보인다.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초2동 한 도로가 침수되어 있다. 김다정씨 제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일부터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쏟아진 폭우로 7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는 등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9일(오전 6시 기준) 밝혔다. 서울 동작구에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하던 이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숨졌고, 서울 동작구와 관악구에서 주택 침수에 따른 고립·익수로 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에선 주차장, 지하상가 통로, 하수구 근처에서 빗물 휩쓸림에 따라 4명이 실종됐다.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8일 밤 서울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인근 도로 위로 빗물이 역류하고 있다. 김다정씨 제공
집중호우는 9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9일 오전 7시 현재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북부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전했다. 강한 비구름대가 동서로 길고 남북 폭이 좁은 형태로 형성돼 비가 내리는 동안 지역별 강수량 차가 크고, 이동속도가 느려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출근길 교통안전 주의를 당부했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폭우가 내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 산사태가 발생해 일부 차선 통제와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 앞 보도블럭이 폭우로 대부분 떨어져 나가 있다. 연합뉴스
9일 서울 관악구 신대방역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상인이 폭우로 침수된 포장마차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우가 내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시민들이 폭우 피해로 천장이 무너진 서울 7호선 이수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