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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표적감사 ‘총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익명비판 입막음

등록 2022-08-24 05:00수정 2022-08-24 18:32

익명게시판 ‘감나무숲’ 내부 비판에
회의에서 ‘명예훼손성 내용 법적 대응’
“익명게시판 게시물 줄어”
감사원 “직원 상호간 근거 없는 비방 막자는 차원”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최근 감사원 내부 익명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에 대해 ‘명예훼손성 내용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직원 상호 간 근거 없는 비방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지만, 감사원 내부에서는 유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감사원 운영 비판을 막으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은 올해 초 내부망 ‘오아시스’에 감사원 내부 문제 등을 직원들이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익명게시판 ‘감나무숲’을 만들었다. 지난 6월15일 유 사무총장 취임 이후 조직 운영 방향 등을 비판하는 글이 자주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사무총장 ‘법적 대응’ 발언은 지난달 초 열린 간부회의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 발언은 회의 결과 공유를 통해 직원들에게도 전파됐다. 감사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유 사무총장이 ‘명예훼손성 글에 대해서는 (디지털)포렌식을 해서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안다. 사실상 자신에 대한 익명 비판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후 감사원 정책과 운영 관련 글들이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감사원 다른 관계자는 “유 사무총장이 오고 나서 익명게시판 글 건수가 확 줄었다. (내부에서는) 할 말은 많지만 하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실명 상대방에 대한 검증 안 된 비방성 글들이 익명으로 올라오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유 사무총장은 이런 우려를 전달하며 ‘익명성에 기댄 비방을 자제하고, 명예훼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가 요청하면 법률 지원 등을 하겠다’고 말한 것인데 이를 오해한 것 같다. ‘사무총장을 비방하면 고발하겠다’는 발언이 아니었다”고 했다.

감사원 ‘익명게시판 검열’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신설된 익명게시판에 감사원 내부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자, 감사원은 해당 게시글을 숨김 처리하거나 사전 검토를 거쳐 게시판에 올라가게 하기도 했다.

한편 감사원은 유 사무총장의 행동강령 위반 여부에 대한 특별감찰을 진행 중이다. 유 사무총장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 시절이던 2020년 공공기관감사국장을 맡아 기획재정부의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기관 평가 개입 의혹 감사를 진행했다.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감사를 이끌던 유 사무총장은 지난 1월 감사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좌천 인사로 해석됐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사무총장으로 복귀한 뒤 과거 자신이 맡았던 기획재정부에 대한 감사가 졸속이었다며 특별감찰팀을 구성했다. 이후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전 정권 공공기관 평가 잘못을 덮어줬다는 이유로 공공기관감사국 간부 및 감사관 5명을 지난달 직위해제했다.

이에 직위해제 당사자들은 해당 감사 책임자였던 유 사무총장이 자신들에 대한 감찰을 지휘한 것은 부당하다며 감사원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감찰을 받은 직원들과 유 사무총장은 공공기관 평가 개입 의혹 감사를 하던 당시에도 감사 기간 연장 여부를 두고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 사무총장은 기간 연장을, 그를 지휘하던 최성호 사무총장 등은 연장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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