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족들이 고인들의 유품 전시를 하고 있다. 앞줄의 배냇저고리는 생후 50일 만에 가습기 살균제를 쓰다 숨졌으나 병원 진료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 인정이 보류된 이의영 양의 유품이다.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가습기 살균제 참사 11주기(2011년 8월 31일 정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역학조사 발표)인 31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족들이 고인들의 유품을 전시하며 정부와 국회, 살균제 제조사들에 피해구제를 촉구했다.
가습기 살균제 위험에 대해 처음 알린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환경운동연합, 피해자 및 유족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유품을 전시하며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지 11년째이지만 무엇하나 해결하지 못했다”며 “피해를 공식 인정받은 사람들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는 옥시 제품이 53%, 애경 제품이 22%였는데도, 두 기업은 여전히 피해 조정안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족들이 고인들의 유품 전시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이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와 국회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개정해 기업에 휘둘리지 말고 법률에 따라 피해를 지원해야 한다”며 “참사로 인해 가족을 잃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피해 인정을 받고 가해 기업으로부터 배·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펴낸 가습기살균제 피해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11년간 정부에 신고한 피해자는 총 7768명이다. 이 중 피해구제법 판정 절차에 따라 공식적으로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4350명이나, 이들 중 약 88%에 달하는 3842명이 여전히 책임 기업들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신고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한 이들도 3154명에 이른다. 희생자 중 태어난 지 50일 만에 가습기 살균제를 쓰다 숨진 이의영 양은 병원 진료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 인정이 보류됐다. 이날 이 양의 부모는 아직도 보관 중인 딸의 배냇저고리를 가지고 나왔다. 11년 동안 피해 신고자 중 23% 가까운 1784명은 이미 사망했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족들이 고인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족들이 고인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족들이 고인들의 유품 전시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