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6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교수‧연구자 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 논문을 검증한 결과, 점집 누리집과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 글을 표절하는 등 광범위하게 표절이 이뤄졌다고 5일 밝혔다.
전국 14개 교수·학술단체가 모인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검증단)’은 이날 오후 자료를 내어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검증한 결과, 내용과 문장, 개념과 아이디어 등 모든 면에서 광범위하게 표절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증단은 “특히 놀라운 것은 학계에서 전혀 인정할 수 없는 점집 홈페이지나 사주팔자 블로그, 해피 캠퍼스와 같은 지식거래 사이트의 자료를 출처를 명기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복사해 붙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대는 지난달 1일 표절 등 연구부정 논란이 일었던 김 여사의 박사 학위 논문 등 논문 4편에 대해 ‘연구부정 행위가 없었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지난 8월5일 전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등의 단체는 검증단을 꾸려 김 여사의 논문 검증 절차에 나섰다. 검증단에는 김 여사의 논문 표절 피해자라고 주장한 구연상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도 포함돼 있다.
국민대와 숙명여대 졸업생 등이 지난달 서울 성북구 국민대 정문 앞에서 지난 1일 국민대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검증단은 “이런 상식 밖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의 강단에서 서서 학생을 가르친 것은 최소한의 양심도 저버린 행위”라며 “이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김건희 여사 본인이 져야 하겠지만, 논문 지도와 심사를 맡은 지도교수와 심사위원에게도 막중한 책임이 있으며, 나아가 부인의 연구 부정 행위를 모를 리 없는 대통령의 처신에도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김 여사의 논문에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린 국민대 재조사위원회 명단과 최종보고서 공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후속 조처 시행을 촉구했다.
한편, 검증단은 오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 및 기자회견을 열고 검증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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