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화장실서 남성이 여성 역무원 살해… “범행 계획” 진술 확보

30대 남성, 신당역에서 흉기 휘둘러
이미 피해자에게 범죄 저질러 재판 중

서울 중부경찰서는 14일 오후 9시께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30대 남성 전아무개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의 모습. 신소영 기자 [e-mail]

서울 지하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한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여성 역무원이 숨졌다.

15일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날 저녁 8시50분께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28)에게 흉기를 휘두른 남성 ㄱ(31)씨를 현장에서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당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역무원을 뒤따라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역무원은 화장실에 있는 비상버튼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시민과 역사 직원 등 3명이 ㄱ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계획 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ㄱ씨는 집에서 쓰던 흉기와 샤워캡 등을 준비해간 뒤 신당역에서 1시간10여분을 기다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ㄱ씨는 “범행을 계획한 지는 오래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과거 피해자에게 범죄를 저질러 재판을 받고 있었고,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해당 사건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한달간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 조치(신변보호)’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조치는 피해자의 요청으로 종료됐다.

경찰은 추가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수지 기자 [e-mail] 장나래 기자 [e-mail]

<한겨레>는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아무개씨 범죄를 보도하며 ‘스토킹 범죄’라는 표현을 씁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경찰 범죄통계 등에서는 비슷한 범죄를 ‘보복범죄’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보복의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당한 만큼 그대로 갚아준다’는 것이어서, 피해자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한편 강력범죄 전조가 되는 스토킹 행위의 심각성을 가린다는 지적이 있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유사한 사건은 ‘스토킹 범죄’로 표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