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암호화폐 팟캐스트 ‘언체인드’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오른쪽). ‘언체인드’ 유튜브 캡처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루나 코인을 개발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싱가포르를 떠나 제3국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확인돼 수사당국이 권씨 체류지를 추적 중이다.
19일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최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으로부터 권 대표의 행적을 파악하면 알려달라는 공조 요청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지난 4월 말 출국해 싱가포르에 머무르다가 지난 7일 두바이로 출국했으나 이후 입국 기록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권 대표가 두바이를 경유해 다른 국가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권 대표는 지난 18일 암호화폐 팟캐스트 ‘언체인드(Unchained)’에 출연해 “소재를 밝히고 싶지 않은 이유는 5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이후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너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금융위 등 한국 정부는 암호화폐는 증권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검찰이 사법절차를 통해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권 대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권 대표에 대해 공소시효를 정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은 형사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하면 공소시효를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은 권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직원 유아무개씨에 대해서 지나 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루나 코인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인지 여부 등에 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기각했다. 유씨 외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권 대표와 직원 4명의 신병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외교부는 지난 5일 권 대표에 대한 ‘여권반납 명령 통지 송달 불능’ 공시를 게재했다. 공시 종료일인 이날로부터 14일째인 다음달 2일까지 권 대표가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효력이 상실된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