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검사 정원 확대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소송 적체가 심각한 법원이 판사 정원 확대를 추진하자 여기에 대응해 검사 수를 늘리려는 모양새인데, 직접 수사 범위가 크게 축소된 상황에서 대규모 검사 증원을 추진할 경우 야당 동의를 구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사 수는 검사정원법에서 정한다. 현재 검사 정원은 2292명이다. 법무부는 7일 “대법원이 판사 정원을 늘리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에 맞춰 법무부도 검사 정원을 늘리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르면 연내에 검사정원법 개정 입법예고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구체적인 정원 확대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과거 검사정원법은 판사정원법과 함께 개정이 이뤄졌다. 2001년 검사정원법 개정 당시 검사 수는 1587명이었는데, 2005년, 2007년, 2014년 3차례 개정을 통해 2292명으로 705명 늘었다. 같은 기간 판사 정원은 2001년 2074명에서 2014년 3214명으로 1140명 증가했다.
개정 연혁에 비춰볼 때, 법무부가 추진하는 검사 증원은 수백명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개정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2014년 개정 때 350명이 증원됐는데, 현재 검사 정원은 8년째 그대로인 상태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검사 정원 확대 필요성을 두고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 조정을 거치며 검사 수요가 줄었을 가능성이 높다. (검사 정원 확대는) 다시 검사 중심의 수사 체제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법률시장 침체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버티는 선배 검사들을 내보내지 못하니 정원을 늘리려는 것 같다. 형사·공판부에는 인력 충원이 필요하긴 한데, 특수부 쪽만 강화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공판 강화 등을 위해 검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이 넘긴 사건의 법률 검토를 면밀히 하기 위해서라도 검사 정원은 대폭 확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방 검찰청의 부장검사는 “인력이 없어 경찰 송치 사건을 검토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검찰 중심 국정 운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회가 검사 증원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집중하는 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과 끊임없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야당을 설득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판사 정원 확대 법안도 예산 이유 등으로 1년 넘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윤석열 정부 들어 법무·검찰 일반 공무원은 확대되는 분위기다. 행정안전부는 앞서 전체 공무원 수를 동결하면서 부처별 정원 1%를 추려내어 재분배하는 ‘통합 활용 정원’ 제도를 본격 도입했는데, 법무부와 검찰에 가장 많은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행안부가 이 제도를 통해 재배치할 예정인 458명 가운데 법무부와 검찰 증원 인력이 각각 101명, 54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다른 부처 인력을 빼내어 법무·검찰 쪽 인력을 늘려준 것이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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